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성장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85%(3만3,000원) 하락한 6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17% 내린 63만9,000원에 거래되며 64만원 아래로 떨어져 52주 신저가로 하락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도 이날 21조3,598억원으로 줄어 일주일 만에 2조원 넘게 날아갔다. 코스피 시총 순위(보통주 기준)도 이달 초 6위에서 9위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네이버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주식을 팔기 시작해 이날까지 사실상 11거래일 연속 네이버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총 2,546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네이버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29일 588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폭을 키웠고 이날도 1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네이버에 투자한 자금을 빼는 이유는 단기 성장 모멘텀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의 타임라인에 별도의 수익 모델이 없는데다 올해 경영을 실적개선보다 사업확장에 초점을 맞추면 이익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까지는 주가상승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신규사업모델인 라인의 이익 기여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고 해외시장 추가 개척도 미진할 것으로 보여 주가도 당분간 횡보를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을 앞두고 수급분산 우려가 불거진 점도 악재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오는 11월 알리바바 등 중국 IT 기업들이 MSCI 차이나지수에 편입되면 최대 1조7,000억원의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의 MSCI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분산 우려가 외국인의 투자심리 악화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실제 네이버의 수급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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