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정만 본다면 출구로 나가야 하지만 세계경제 전체 상황을 감안할 때는 출구전략을 늦출 필요가 있습니다.” 손성원(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이 서둘러 출구전략을 쓸 필요는 없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손 교수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 한국의 경제상황만 놓고 보면 출구전략을 펼칠 단계지만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동향에 큰 영향을 받고 세계경제가 재정긴축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를 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세계경제가 ▦재정적자 축소 ▦금융시장 디레버리지(차입축소) ▦과잉설비 등에 따라 성장속도도 둔화될 것”이라며 “세계경제는 앞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세계경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미국의 주택시장은 주택부양조치가 종료된데다 높은 실업률의 여파로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3월로 종료한 주택담보부증권(MBS) 매입 등 주택시장 부양책을 다시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관련해 독일이 유로존에서 일시 탈퇴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독일이 유로존을 탈퇴해 마르크화를 부활시키면 독일 화폐가치는 30%가량 급속히 절상되고 유로화는 절하될 것”이라며 “ 독일이 재정지원에 나서기보다는 유로존과의 교역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것이 유럽 재정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