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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새 흐름 만드는 '한국의 옐런'

한은 63년만에 부총재보에 오른 서영경<br>허재성 부총재보 등 임원인사

서영경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한국은행 최초의 여성 1급 자리를 꿰차더니 이번에는 부총재보 자리까지 올랐다. 한은 창립 63년 만에 첫 여성 임원이다. 서영경(50ㆍ사진) 신임 부총재보 이야기다.

한은은 15일 공석인 부총재보에 허재성(54) 인재개발원장과 서영경 금융시장부장을 임명했다.

서 부총재보는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다. 2급 승진 2년 만에 지난해 말 1급에 오른 뒤 반년 만에 임원이 됐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여성으로서는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금통위 참석 직후 서 부총재보(당시 금융시장부장)는 "처음 입사해 일했을 때 흥분했던 것만큼 재미있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배포가 넘친다.

서 부총재보는 임명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은 전체 후배, 특히 여성 후배들의 모범이 되겠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뉴욕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부총재보 이상 13명 중 4명이 여성이다. 중국 인민은행도 9명 중 2명, 영란은행도 13명 중 1명이 여성이다. 반면 한은 부총재보 이상 임원 13명 가운데 여성은 없었다. 서 부총재보는 "시대적 요구와 앞으로 여성 인력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총재가) 그런 것을 보고 기회를 준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미국에서도 사상 최초 여성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물론 초고속 승진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서 부총재보는 "초고속 승진을 놓고 주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무리 없이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으로 본다.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부총재보는 창문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은 조사국을 거쳐 경제연구원 실장, 국제국 팀장과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등을 역임했다. 통화와 외환정책에 대한 조사연구 및 정책수행에 필요한 학술적ㆍ실무적 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입행할 때만 해도 한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몰랐다. 대학원 공부를 더 하려다가 선배의 소개로 채용시험에 응시했는데 2차ㆍ3차 전형이 진행되면서 이미 발을 뺄 수 없게 됐다"며 웃음으로 과거를 떠올렸다.

한편 허 신임 부총재보는 금융통화위원회실과 금융결제국을 거친 뒤 지난 2011년부터는 새로 생긴 인재개발원장을 맡았다. 조사 분야 전문가로 한은 직원의 직무역량을 끌어올려 김중수 총재의 신임이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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