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주가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연비 리스크’를 벗고 다시 주가 랠리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현대ㆍ기아차를 중심으로 내년 신모델 출시와 생산능력 확대 모멘텀이 기대되는 만큼 저가매수에 나설 시기라고 조언했다.
현대차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69% 오른 22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2.94%, 5.57% 오르며 현대차 3인방이 모처럼 큰 폭의 상승 레이스를 펼쳤다. 기관은 이날 현대차 3인방의 주식 1,17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 잔존가치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2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큰 호재로 작용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비 과장 논란으로 잔존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순위가 상승하면서 연비 리스크가 어느 정도 회석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겠지만 국내 자동차 업종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KB투자증권은 자동차업종 전망 보고서에서“현대기아차는 내년 유럽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유럽 내 점유율 확대, 중국의 자동차 시장 확대,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7~8%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내년이 4년마다 돌아오는 자동차 교체시가인데 최근 중국 내 반일감정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선전이 돋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도“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8,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대기아차의 순이익도 올해보다 13% 이상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중국 3공장, 브라질공장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 기아차는 신차 출시 모멘텀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들 두 업체의 선전으로 현대모비스의 해외 신차용 타이어(OE)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반면 자동차업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지적도 있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흐름과 경재 심화 등을 고려할 때 내년 1ㆍ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원화 절상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단기적인 매매전략에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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