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6일부터 2박3일간 실시하는 '실무자 면접'은 강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합숙을 하면서 지원자들은 이틀간 영어퀴즈나 금융상품 제작 등 지식적인 측면이 요구되는 과제도 수행하지만 팀원들과 협력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능력 등 사회성을 가늠하는 과제들도 무난히 넘겨야한다. 또 저녁시간에 마련된 스포츠 게임도 사회성을 평가하는 과제 중 하나다. 결국 이틀간 지원자들의 모든 활동이 우리은행 면접관들의 채용 '체크리스트'에 올려지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틀간의 합숙 과정을 거치면 숨길 수 없는 개개인의 품성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며 "은행에서는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만큼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사회성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입행원 선발을 마친 외환은행도 면접 과정에 2박3일간 합숙하는 '프리워크숍'을 도입했다. 과거 임원면접 직전에 실시했던 실무자 면접이 개개인의 품성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원자들은 장애인 복지시설 등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성 등을 평가받게 된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고객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면접 과정에서 사회봉사활동 등 대외적인 활동에 대한 심층적인 질문을 통해 은행에 적합한 인재를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또 영어성적 제한선을 토익800점에서 700점으로 낮춰 영어 성적은 높지 않아도 최근 국민은행이 진출 전략을 갖고 있는 동남아국가의 언어에 능통하거나 대외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우 적극적으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의 한 인사담당자는 "최근 응시자들이 그룹 스터디를 결성해 면접 예상질문까지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은행쪽에서는 단순한 입사 전형으로는 걸러지지 않는 개개인의 인성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