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 방식으로 대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또 미래 성장성은 높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펀드를 통해 출자전환 및 경영권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기업 구조조정에 PEF 방식을 적용하고, 중소기업 구조조정에는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등 2가지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산업은행이 중심이 돼 PEF를 조성하고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대기업은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데 산업은행과 기관투자가들이 조성하는 PEF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PEF를 통해 대기업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거나 최대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음달부터 대기업 집단과 중대형 해운 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매물이 일시에 쏟아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매각은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기업은 산은지주회사로 넘겨 구조조정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시장에 매물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건설 매각 문제는 정책금융공사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해외 투자가에게 최대지분을 넘기기보다는 국내 투자가가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외국인투자가는 일부 지분에 투자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GM대우에 대해서는 미국 본사와 같이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이 GM대우의 주요 주주인 만큼 미국 GM본사가 추진하는 GM대우 처리 과정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GM본사와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GM대우 처리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경영권 인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래 성장성은 높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기업 경영자들과 출자전환 및 경영권 인수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최대지분을 소유하게 되지만 경영은 기존 경영진에게 위임하는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최대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대상 구조조정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우선 1,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펀드를 만들어 시범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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