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가 선두 유통주인 신세계(이마트)와 롯데쇼핑(롯데마트)의 영업력과 시장지배력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CJ투자증권은 15일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2ㆍ4분기 펀더멘털이 예상대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모기업인 신세계와 롯데쇼핑의 추가적인 주가하락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할인점 1위업체인 이마트가 단순히 점포 수 선두뿐만 아니라 점포 효율, 로열티 및 방문객 수,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 확고한 지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롯데마트도 수익이 점차 개선되는 상황이다.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가 영업정상화를 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부담이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홈플러스를 갖고 있는 삼성테스코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428% 수준이고, 기존 홈에버의 부채비율 또한 651%에 이르고 있어 인수금액 조달이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제한에 의한 기업결합 승인 여부, 중복상권 점포의 조정 및 노사문제 해결 등을 감안할 경우 인수 후 영업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마트의 월마트 인수 시 적용된 전국 또는 지역 내 상위 3사의 합산 시장점유율 75% 초과 금지에 해당되는 일부 인수 점포의 매각 가능성도 있다. CJ투자증권은 그러나 이번 합병이 경쟁심화와 시장지배력 약화라는 점에서 신세계와 롯데쇼핑에는 분명 부정적 요인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홈플러스의 영업효율성은 이마트와 비교 시 격차가 크지 않다. 즉 점포당 매출은 이마트(852억원)와 비슷한 828억원, GP마진율(판매총액 대비 매출액)도 23.5%로, 이마트(23.9%)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따라서 홈에버 인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홈플러스의 시장지배력과 영업효율성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기존 업계 1위의 시장지배력에 대한 주식가치 프리미엄이 약화될 수 있고, 롯데마트 또한 시장입지가 더욱 약화되면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전략 추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영상 CJ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할인점 시장의 경쟁 리스크가 상승한 것은 분명하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할인점 경쟁심화에서 자유롭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현대백화점과 CJ홈쇼핑의 상대적인 투자매력도는 높아질 수 있다고 CJ투자증권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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