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 된 가운데 유독 인사 태풍을 맞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이들 그룹의 화학 계열사들이다. 화학 계열사들의 경우 시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등으로 대거 교체설도 제기된 던 분야여서 더더욱 그렇다.
삼성이 금융 계열사 수장 대부분을 바꾸고, LG그룹이 주력 분야 중 하나인 LG전자의 TV 사업수장을 교체한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선 삼성은 지난 2일 실시된 사장단 인사에서 사업개편으로 수장 교체가 예상된 제일모직을 제외하고 화학 계열사 수장 전원을 유임했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은 손석원 사장, 삼성석유화학은 정유성 사장, 삼성정밀화학은 성인희 사장, 삼성BP는 이동휘 사장 등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중폭 이상의 CEO 교체설이 나왔으니 실제로는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며 “시장의 전망과는 다르게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LG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LG화학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시장 침체 등으로 석유화학 등 실적이 좋지 않고, 신사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사에서 박진수 사장 겸 석유화학사업부분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정보전자소재 사업부의 박영기 사장과 전지사업부문의 권영수 사장도 현 직책을 그대로 유지했다.
LG화학은 크게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사업 등 3파트로 나눠져 있는 데 각 파트의 수장들이 교체되지 않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겪고 있는 실적부진은 전 세계 시황 악화에 따른 여파로 아무리 뛰어난 CEO가 와도 바꾸기 힘들 것”이라며 “삼성과 LG 인사에서 이 같은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현재의 부진은 외부 요인으로 내부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내년 석유화학 시황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며 “조직과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재 CEO가 주축이 돼 위기를 돌파하자는 판단 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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