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만 해도 3년 9개월 만에 2,170선을 돌파하면서 박스권 탈출의 부푼 꿈을 꿨지만,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등 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부딪히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계속되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재테크 수단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하반기 주식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인상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들이 남아있지만, 기업 실적 개선과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역사적 고점(2,228.96)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많이 억눌려있으면서도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업종과 종목에 주목하라는 게 그들의 조언이다. 금융상품의 경우 올 하반기에도 중국 관련 상품과 중소형주 펀드가 여전히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주식 전문가들이 올 하반기 가장 유망할 것으로 추천한 업종은 증권·은행 등 금융업종과 에너지·화학업종이다. 증시의 변동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도 실적 개선세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이유에서다.실제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 중 에너지업종의 올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5,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화학업종의 2·4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159% 늘어난 1조8,977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종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3·4분기 조정을 거쳐 4·4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저평가된 종목 중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한 업종이나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하반기에는 밸류에이션이 낮으면서도 실적이 바닥을 찍고 상향하고 있는 종목을 우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간접투자상품의 경우 상반기 펀드시장을 휩쓴 중국과 중소형주 펀드는 올 하반기에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겪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 부양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시행이 예정된 만큼 하반기 들어서도 중국 펀드의 매력도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증시의 조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반기 중소형주 펀드 전망도 밝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까지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외 펀드보다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수익이 기대된다"며 "기대치는 낮아지더라도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시적인 차익 실현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업종을 선도하거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은 펀드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채권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을 전후로 채권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절대금리가 높은 채권을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달러 강세로 돌아설 것에 대비해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안정되는 3·4분기 이후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적자 국채가 시장에 풀리는 점은 국내 채권시장의 수급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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