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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개발된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가 최근 플라즈마 제어코일의 내부설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무게 500㎏, 길이 8m에 달하는 ㄷ자 모양의 분할형 플라즈마 제어코일을 KSTAR의 진공용기 내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설치한 플라즈마 제어코일은 총 16개의 다발로 구성됐으며 8개의 구리전도체가 스테인리스 합금에 쌓여 있는 형태로 제작, 플라즈마의 초고온을 견뎌내도록 고안됐다. 연구팀은 이번 성공으로 D형 플라즈마 구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공동연구의 중심장치로서 KSTAR의 성능기반을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D형 플라즈마는 고성능 플라즈마의 안정적 발생․ 유지를 위한 조건으로 프랑스에 건설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도 같은 개념의 플라즈마 제어코일 설치를 위해 최근 설계변경이 결정됐다. KSTAR 장치시스템개발부의 양형렬 박사는 "플라즈마 생성실험을 하다 보면 플라즈마 내부에 불순물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플라즈마 품질저하의 원인이 된다"며 "제어코일은 플라즈마의 위치 및 불안정성을 억제하고 불순물을 제거해주는 다이버터(Dibertor)라는 장치로 이동시키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플라즈마 제어코일은 누구나 인정하는 고성능 플라즈마 발생의 핵심장치지만 과연 제한된 공간의 KSTAR 진공용기 내에 설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특히 KSTAR의 진공용기는 4개의 좁은 구멍이 뚫린 원통형 구조여서 거대한 ㄷ자형 제어코일의 내부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3차원 설계기술을 활용해 제어코일 재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실제 크기의 실물모형을 제작해 다각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제어코일 제작을 완료하고 이번에는 설치까지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핵융합연구원은 오는 10월 대전서 개최되는 '제23차 IAEA 국제핵융합에너지 컨퍼런스'에 맞춰 9월 내에 D형 플라즈마를 구현함으로써 국내 핵융합 기술력의 우수성을 알리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플라즈마 대향장치 등 진공용기 내부장치와 가열장치 등의 부대장치 성능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양 박사는 "9월까지 5초 동안 유지되는 D형 플라즈마를 구현하는 게 1차적 목표"라며 "2012년 20초, 2015년에는 300초 동안 유지되는 완벽한 D형 플라즈마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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