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예금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자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나 멕시코 국채 등 해외채권 상품을 저금리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제시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증권사 PB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후 고객들에게 '해외투자 비중 확대'전략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이른바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고 국내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지면서 "물가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 위해 해외투자는 이제 필수"라는 것이다.
우석균 한국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과장은 "해외 자산중에서도 해외채권에 돈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하이일드채권펀드에 주목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하이일드채권펀드는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투자 회사의 부도(채무불이행) 위험이 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글로벌 투기등급 회사의 부도율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주요 선진국 투기등급 회사채가 국내 우량 회사채와 가치가 맞먹는다는 점 때문에 저금리 대안으로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지난해와 같은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연 7~8% 이상의 성과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멕시코국채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주일 삼성SNI 호텔신라 PB팀장은 "멕시코가 국내 대비 고금리인데다 페소화 가치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중"이라며 "단기 반등으로 조정을 받은 부분도 있지만 절상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멕시코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멕시코 채권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고금리 해외채권에 투자하면서 환차익까지 추구할 수 있는 '더블데커'상품도 관심대상이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더블데커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이 채권은 수출입은행이 일본에서 인도 루피화로 발행한 것으로 약 11개월 투자해 6%대 수익(세전)을 추구한다. 6%대 수익은 환차익을 제외한 채권 투자를 통한 수익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7~8%대까지도 노릴 수 있다. 단 루피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수익률은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 우 과장은 "멕시코 국채와 마찬가지로 토빈세(6%)가 없는데다 투자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일부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은 특정 국가보다는 글로벌ㆍ아세안 등 지역 단위로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는 지적이다. 조재영 우리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팀장은 "MSCI 월드지수나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등 최근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기록중인 동남아(아세안) 지역 펀드가 긍정적이며 개별 국가 단위로 접근할 경우 경기 회복에 성공한 미국, 엔저 효과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일본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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