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독일의 노바엘이디는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원천기술 등 경쟁력을 갖고 있다 보니 두산뿐 아니라 삼성, LG 등 국내 관련 주요기업들이 M&A 대상 리스트에 올려 놓고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유럽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SK, GS, 한화, 롯데 등 내로라 하는 주요 그룹들이 올해 유럽에서 알짜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탐색적을 진행 중이다.
20일 M&A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이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기업들 인수에 적극 나선다는 내부 전략을 수립하고, 유수의 M&A 컨설팅업체와 함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A컨설팅 관계자는 "유럽 업체를 M&A해 달라는 국내 기업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 한국 기업들이 여러 개의 유럽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빅 딜'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그룹들이 유럽 기업의 M&A에 적극 나서려고 하는 데는 유로존의 계속된 경기침체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인수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기업들의 경우 기업 역사가 100년이 넘는 우량 기업도 많고,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도 대부분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싼 값에 실리콘밸리 수준 보다 뛰어난 알짜 기업을 유럽에서 건질 수 있다"며 "이 점이 국내 기업으로 하여금 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유럽 M&A 시장을 몇 년 전부터 싹쓸이 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량 물건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을 하여금 올해 유럽 M&A 시장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원화 강세 역시 M&A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올해 들어 두산중공업은 이탈리아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안살도 에네르기아의 인수를 추진중에 있다. 삼성물산은 LNG 설계에서 최고 업체인 영국의 웨쏘를 인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 대한항공도 체코 항공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2년에는 국내 기업의 유럽 기업 M&A 건수(공개된 것 기준)가 약 10여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경우 지난 2012년 한해 동안 유럽 M&A 시장의 상당 부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 기업의 유럽 기업 M&A는 매우 빈약하다며 올해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A 이후 실패하는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방안 마련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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