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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자사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토종 창고형 할인점’사업 모델로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코스트코나 롯데마트의 빅마켓 등 회원제로 운영되는 기존 창고형 매장과 다른 ‘한국식’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광옥 이마트 트레이더스 상품기획(MD)전략 본부장(부사장)은 25일 천안아산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트레이더스를 우리나라 소비 패턴에 맞게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가 추구하는 한국식 창고형 할인점 모델은 지난 13일 오픈한 트레이더스 천안아산점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하 본부장은 “천안아산점은 한국식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가 90% 정도 실현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매장을 둘러본 결과 천안아산점은 기존 트레이더스 매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기존 창고형 할인점과 달리 깐깐한 한국 소비자 눈 높이에 맞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한국 주부 대부분이 신선식품 구입을 위해 마트를 방문한다는 점을 감안해 천안아산점은 공산품이 많은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달리 채소와 양곡, 과일 등 신선식품을 대폭 강화했다. 신선식품을 별도로 모아 놓은 500㎡ 규모의 ‘쿨링존’을 마련해 15∼18도의 냉장 상태로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상품 구성도 신선함을 더했다. 천안아산점은 해외직소싱과 병행수입, 자체상표(PL) 제품 개발 등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해 단독 상품 비율을 85%까지 끌어올렸다. 이마트와 판매 상품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판매 품목수도 대형마트의 10분의 1수준인 4,000여 개로 줄여 상품군별 매출 상위 1~2위 제품만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또 시즌 상품은 기존 대형마트보다 1∼2개월 먼저 팔아 트렌드를 주도하고 상품 회전율을 높여 소비자가 매장에서 매번 새로운 상품을 접하게 하는 '얼리-인 얼리-아웃'(Early-In Early-Out) 전략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디오 등 생활 가전 매장에 소비자가 직접 이용해 보고 고를 수 있는 ‘체험존’을 만들어 제품 시연해보는 것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를 배려했다.
천안아산점은 철저한 저비용 운영(Low Cost Operation)을 통해 비회원제이면서도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보다 저렴한 가격 정책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하 본부장은 “코스트코나 빅마켓은 유료 회원에게만 개방된 폐쇄적인 모델이지만 트레이더스는 모든 것이 오픈돼 있다”면서 “모든 고객에게 쇼핑 공간을 열어줘 ‘박리다매’형태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는 동일 상권에 있는 일반 할인점보다 7∼15%, 회원제 매장보다는 3∼5% 가격이싼 편이다.
최병렬 대표는 “천안아산점은 이마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형 창고형 할인점의 표준 모델로 만들었다”면서 “이를 통해 이마트와 또 다른 쇼핑 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2010년 11월 용인 구성에 트레이더스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천안아산점까지 7호점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3·4분기 안에 트레이더스 전체 매장의 상품 구성을 천안아산점과 같은 형태로 바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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