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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대기업 그룹의 총수들을 새 회장단으로 영입해 혁신의 기운을 불어넣으려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시도가 무산됐다. 전경련은 시대변화 요구에도 순응하지 못한다는 지적 속에서 인적혁신마저 실패함으로써 재계 대표단체로서의 위상도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20일 전경련은 '제53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경제활성화 방안 제시 △기업과 지유시장경제에 대한 이해 제고 등 6개 중점 사업을 확정했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신규 회장단 추가 영입이라는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없었던 일이 됐다.
앞서 전경련은 개혁 방안 일환으로 신규 회장단을 늘리기로 하고 50위권 그룹의 총수들을 대상으로 영입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이번 총회에서 새 회장단을 선출하겠다는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이번에 새 인물을 회장단에 추가하려던 계획이 백지화된 데는 한마디로 전경련에 대한 극심한 기피현상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단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전경련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더욱 회장단 가입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현재 21명으로 돼 있는 회장단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문제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못하는 총수가 너무 많다는 것. 이 때문에 상당기간 전경련 회장단이 6~7명 안팎의 소규모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신규 회원사 영입도 당초 공을 들였던 네이버·다음 등 핵심 업체들이 빠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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