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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국내륙으로 가는 까닭은

■ 현대차·SK하이닉스 충칭에 잇단 공장·법인 설립<br>연해지역 보다 인건비 등 싸 내수시장 공략 최적지 판단 세혜택 등 정부지원도 한 몫<br>한국 對中 투자규모 美 앞질러

기아자동차 중국합자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의 우수직원들이 지난 10일 기아차 수원서비스센터에서 고객 불만 대응 교육을 받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중국 딜러망을 564개에서 670개로 늘리는 등 중국 딜러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9일부터 12일까지 둥펑위에다기아 우수직원 25명을 초청해 탐방 및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3공장에 이어 추가적으로 중국의 한복판에 위치한 충칭 인근에 4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중국 내수 공급 물량이 턱 없이 부족할 것에 대비한 선제적인 공장 건설 방안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중국의 충칭시에 반도체 후공정 생산을 위한 법인을 설립하기로 확정했다. 일종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이지만 중국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륙 지역에 새로운 생산 거점이 필요한 까닭이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륙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한중 수교 이후 시작된 국내 기업들의 중국 현지 진출이 주로 바다를 끼고 있는 연해 지역에 집중됐지만 최근 들어 중국 내륙 지역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대기업 A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중국 내륙 개발 계획이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겨지면서 올해부터 한국 기업의 대륙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향후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내륙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연해 지역에 공장을 세워 생산 물량을 수출하기 위한 생산 거점 확보 차원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대다수 대기업들이 중국 현지의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과 LGㆍ현대기아차ㆍSK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지난 1992년 이후 2012년까지 장쑤성과 베이징시ㆍ랴오닝성ㆍ톈진ㆍ상하이ㆍ광둥성ㆍ저장성 등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에 진출해 앞다퉈 공장을 설립한 점과 대조적이다.

박한진 KOTRA 중국 사업단장은 "과거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수출하는 생산기지로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중국 내수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 내수 시장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며 "내륙 지역에 생산 거점이 확보될 경우 중국 모든 지역에 뻗어나갈 수 있는 이점에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중 수교 해인 1992년 이후 2012년까지 한국 기업의 전세계 투자금액은 2,129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이 414억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으며 중국이 404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불과 10억달러의 차이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 대한 투자가 미국을 이미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해외 투자 집계를 시작한 1980년부터 2012년까지 투자 금액도 미국이 429억달러, 중국이 404억달러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내에서 지역별 투자 현황을 보면 ▲장쑤성 90억달러 ▲산둥성 89억달러 ▲베이징시 50억달러 ▲랴오닝성 35억달러 ▲톈진 31억달러 ▲상하이 28억달러 ▲광둥성 20억달러 ▲저장성 14억달러의 투자가 집행됐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내륙의 시안시가 속한 산시성은 3억9,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 같은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 변화의 요인으로는 ▲연해 지역의 생산 비용 상승과 ▲중국 정부의 정책 및 세제지원 ▲중국의 신도시화 전략이 꼽힌다. 과거 국내 기업이 중국 연해에 진출할 당시에는 인건비가 저렴해 노동비를 아낄 수 있었지만 중국의 '최저임금표준(최저 임금)'이 매년 10~20%씩 상승하면서 노동비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중국 정부가 연안에서 내륙으로 생산 거점 이동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 거점도시와 인근의 중소도시를 묶어 개발하는 '신도시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고급 노동 인력 공급도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중국의 시안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시안에 공과대학생이 많아 우수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륙 지역 공략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제혜택과 연안 지역 대비 2~3배 이상 저렴한 인건비, 지리적 이점, 산업 클러스터 형성 등으로 한국 기업을 포함한 전세계 기업들의 공략이 활발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연안 지역과는 달리 대륙 지역의 지방정부는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업들이 원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만큼 대륙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을 타깃으로 삼은 국내 기업들은 내륙 지역의 중소 도시 쪽으로 새로운 공장 건설과 법인 설립을 통해 내수 시장 선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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