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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사면초가

수주 감소에 건조대금 미지급·계약 취소 겹쳐 최악상황



최강 자랑하던 한국 조선, 어쩌다가…
조선업계 사면초가수주 감소에 건조대금 미지급·계약 취소 겹쳐 최악상황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선박발주 감소로 신음하는 조선업계가 해외 선주사들의 계약취소와 미이행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건조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선사가 건조된 배를 포기하면서 그에 따른 손실을 조선업계가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이 연출되는 상황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요즘 대만 선사인 TMT가 발주한 선박 10여척의 건조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 TMT는 자금난에 빠지면서 우리 조선사에 대금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TMT가 지난 2010년 발주해 이미 건조가 끝난 8만4,000DWT(재화중량톤수)급 벌크선 7척의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선수금만 받은 상태인데 배를 오래 갖고 있을수록 손해만 보기 때문이다.

재매각을 해도 손실보전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들 선박의 현재 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1,000만달러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삼호중공업이 선박 재매각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설정할 경우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의 3ㆍ4분기 연결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도 TMT에서 수주해 건조가 끝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다른 선사에 재매각해야 할 처지다. TMT는 이들 선박을 2007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으며 선가의 10%를 선수금으로 낸 뒤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발주 당시 1억5,000만달러에 달하던 VLCC 가격은 최근 1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TMT와의 계약이 파기되지는 않은 만큼 TMT에 선박을 인도할지 아니면 재매각에 나설지 TMT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미포조선 역시 TMT에서 수주했으나 건조대금을 받지 못한 3만7,000DWT급 벌크선 1척을 최근 그리스 선사에 매각했다.

선사들이 아예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미주 지역 선주가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용선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1조2,100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과 반잠수식 시추선 1척의 발주계약을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STX조선해양 역시 계약한 국내 선주사의 폐업으로 1,100억원 규모의 석유제품운반선 2척의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이들 계약 취소건의 경우 건조에 착수하지 않아 금전적 손실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수주감소 등 보이지 않는 피해를 조선사에 안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중고 삼중고가 조선업계에 닥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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