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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랜드의 상륙, 국내 유통 시장의 변화, 저가 원브랜드숍의 약진 등으로 지난 10여 년간 고전해 온 국내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올들어 재기 몸부림이 한창이다. 30년 전통의 중견 업체 나드리화장품이 최근 부도를 내면서 중견 브랜드의 위기 탈피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소망화장품 등 국내 중견 화장품 업체들은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공격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동안 백화점 위주의 고가상품과 원브랜드숍 위주의 저가 시장으로 양분돼 왔던 국내 화장품 업계도 불황으로 인해 합리적 품질과 가격을 내세운 중가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들 업체의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화장품은 이달 초 연꽃 발효수를 함유한 발효 화장품 브랜드인 '효움'을 자체 연구소의 개발과정을 거쳐 새로 출시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달 창립 50주년 기념일에 맞춰 새 엠블럼을 선보이고 약 2년 만에 TV광고를 재개하는 등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업체는 효움을 새로운 주력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 아래 방문판매 채널을 통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가격대를 기존 방판 주력 브랜드인 '산심'보다 낮은 중가로 편성해 고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층을 정조준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올 1월 새 중가 브랜드 '라비다'를 출시하고 배우 김하늘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주력 브랜드화에 나서고 있다. 코리아나는 지난해 서초동 사옥을 매각하고 지난달 무차입 경영을 선언하는 등 도약의 발판을 다진 상태. 자체 연구소의 개발과정을 통해 세포간 신호전달 물질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한 기능성 화장품 라비다는 출시 100여 일 동안 두 차례 선보인 '파워셀 에센스 기획세트'가 완판됐다. 또 최근 출시한 '선솔루션 데일리' 역시 자외선과 근적외선을 막아주는 자체 개발 기술을 적용, 초도 물량이 발매 이틀 만에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KT&G에 인수된 소망화장품은 안정적인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 마케팅이성과를 내고 있다. 인수 이후인 지난해 10월 출시된 '다나한 RGII 프리미엄EX크림'은 일명 '팔자주름 크림'으로 불리며 업체의 새로운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달 들어서는 스킨 구매 고객에게 해당 브랜드의 에센스 정품을 증정하는 대규모 1+1 이벤트를 펼쳐 눈길을 모았다. 또 소셜커머스 업체와 함께 주력제품의 샘플 15ml를 배송비만 부담하면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 행사기간 5일 동안 4만5,000 세트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견 화장품 업체들은 자체 연구소와 공장을 보유하고 합리적 가격ㆍ품질의 제품을 양산해온 전통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생산ㆍ개발을 위탁하는 저가 원브랜드숍 업체와 구별된다"며 "중가 시장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데다 방문판매나 소셜커머스 활용 등 열세였던 유통망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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