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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5.7%만 혜택 '그림의 떡'
입력2005-08-14 18:23:20
수정
2005.08.14 18:23:20
■ 은행 '스톡옵션' 大해부<br>국민·신한등 5곳 시행…4만명중 2,270여명 수혜<br>외환, 일반행원은 제외…강정원행장 70만주 최고<br>외국계 은행에 인수된 '제일' 등은 그나마도 못받아
은행원 5.7%만 혜택 '그림의 떡'
■ 은행 '스톡옵션' 大해부국민·신한등 5곳 시행…4만명중 2,270여명 수혜외환, 일반행원은 제외…강정원행장 70만주 최고외국계 은행에 인수된 '제일' 등은 그나마도 못받아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K 은행장은 스톡옵션 평가액이 벌써 70억원을 넘었습니다."
"L 회장은 2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지요."
증시가 1,000포인트를 넘어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낸 은행장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 증시는 금융주를 선봉으로 내세워 사상최고치를 향한 뜀박질을 하고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연말까지 증시를 선도할 주식으로 '은행주'를 꼽고 있다.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리고 있으니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좋고 올해도 수익 전망이 양호해 '성장주' 반열에 들어섰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은행원이 스톱옵션을 받는 실상을 들여다보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성경 구절만큼이나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증시에 상장돼 스톡옵션을 부여한 시중은행은 모두 5곳. 국민ㆍ신한ㆍ하나ㆍ조흥ㆍ외환 등 5개 은행의 정규직 직원은 4만명에 가까운 3만9,964명이다. 이 가운데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 수는 불과는 2,276명. '5.7%' 안에 들어야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들이 받은 스톡옵션은 모두 1,632만주로 이들 은행의 발행주식 수 12억2,686만주의 1.3%에 불과하다.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기준도 은행마다 다르다. 임직원 1인당 부여 스톡옵션이 가장 많은 은행은 외환은행. 외환은행은 임원 및 본부장급에게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어 1인당 평균 8만주가 넘는 스톡옵션을 줬다. 또 지난 6월에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1인당 500~1,000주씩 자사를 배분한 '로즈보너스제도'를 통해 스톡옵션을 보완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임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부여하도록 제도를 손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새 경영진을 구성한 국민은행도 외국계 주요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임원급이 받은 스톡옵션은 1인당 평균 1만8,629주에 달했다.
토종은행인 신한지주 산하의 신한ㆍ조흥은행과 하나은행은 스톡옵션을 영업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1인당 부여수량이 4,030주에 불과하지만 일반직원들도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원급뿐 아니라 영업실적이 우수한 영업점장과 기업금융(RM)과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 가운데 영업실적이 우수한 직원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1인당 부여수량은 각각 6,556주, 1,343주에 불과했지만 부서장급까지 문호를 넓혀 호응을 얻고 있다.
신한지주와 하나은행은 80년 후반에 출범한 후발주자로 '영업 우선주의'를 모토를 내세우고 영업 잘하는 직원을 대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직원 1인당 생산성에서 다른 은행에 비해 우수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받은 금융인은 강정원 국민은행장. 회계파문으로 전열이 흐트러진 국민은행을 맡은 만큼 70만주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이 스톡옵션 의결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한 것과 달리 은행의 영업지표 목표를 달성하고, 은행업종 평균주가 상승률을 차감하고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해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스톡옵션을 부여한 은행들의 평균주가가 높다는 점이다.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종가를 기준으로 본 5개 은행의 평균주가는 3만2,390원으로 스톡옵션을 도입하지 않고 있는 상장 은행인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같은 날 종가 각각 1만2,950원, 1만1,600원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외국계 은행이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상장 폐지된 은행들도 직원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없기 때문. 제일은행은 은행 경영성과에 따라 모회사인 SCB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우리사주조합 형태의 인센티브제도를 구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톡옵션이 은행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영업에 매진하도록 하는 당근"이라며 "국책은행이나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의 경우 스톡옵션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효과를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면 회사도 자연스럽게 발전한다는 얘기다.
입력시간 : 2005/08/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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