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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망외 무제한 통화 카드 꺼내드나

LGU+ 무한자유 요금제 인기에 고객 요구 맞춘 다양한 방안 모색



국내 이동통신 업계 1위 SK텔레콤이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LG유플러스가 망내ㆍ외 무제한 무료통화 요금제를 내놓고 고객몰이에 나서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LG의 전략을 무작정 따라가기엔 출혈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칫 업계를 선도하는'선두 사업자' 이미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속앓이의 발단은 SK텔레콤이 지난 3월 출시한 가입자간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T끼리 요금제)다. 음성통화 수익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가입자를 붙잡는다는 전략에 경쟁사들도 위기감을 느꼈고 KT가 곧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결정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15일 LG유플러스가 이통사 상관 없이 무제한 무료 통화가 가능한 '무한자유 요금제'를 출시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 월 기본료 6만9,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택해야 무제한 무료 통화가 가능한 상품이지만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무한자유 요금제가 출시된 지 이틀 만에 7만8,000명이 이 요금제를 택했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 'T끼리 요금제'는 출시 3일만에 20만 명을 모았으나 LG유플러스의 전체 가입자 수가 SK텔레콤의 절반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같은 '무제한'이라도 통신사에 관계 없이 무료라는 점 덕분에 LG유플러스만 '진짜 무제한'으로 인정받는 것도 SK텔레콤으로서는 반가울 리 없다.

무엇보다 문제는 전체 가입자 2,600만 명 가운데 고액 가입자도 가장 많은 SK텔레콤으로서는 LG유플러스와 똑같은 요금제를 내놓기 힘들다는 점이다. 모든 가입자들이 음성통화를 전부 공짜로 쓸 수 있게 했다간 매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1일"무제한 통화 요금제로 인해 6,000억 원의 매출 손해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이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면 예상 손실 규모는 LG유플러스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1위 사업자라는 점 자체가 약점이 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가입자간 무제한 통화 요금제를 내놓은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터 요금제 등으로 경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만일 LG유플러스의 요금제가 큰 반향을 일으킨다면 SK텔레콤도 더 보완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는 있다"며 "가입자를 붙들 수 있는 카드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애초에 가입자 간 무료통화 요금제의 출시 의의는 보조금 대신 요금ㆍ서비스 경쟁에 주력한다는 데 있었고, 요금ㆍ서비스 경쟁에서는 가입자 수 많은 회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올들어 '착한기변', '착한폰' 프로그램, 'T끼리 데이터 선물하기' 등 경쟁사에 없는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요금ㆍ서비스 경쟁의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이같은 이통사들의 요금제 경쟁이 우려와는 달리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0만원 이상 고액 가입자가 6만원짜리 무제한 통화 요금제로 바꿀 수도 있지만 5, 6만원대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월등히 높다"며 "이들이 요금을 더 내고 무제한 요금제를 택하면 자연스럽게 이통사 매출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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