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투자를 갓 시작한 한국인들의 포트폴리오가 특정 국가에 너무 집중되고 있다. 해외 투자는 전세계에 분산 투자하는 것으로 시작해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는 나중에, 그것도 작은 비중만 하는 게 정석이다.” 세계 최대 운용사 중 하나인 프랭클린템플턴그룹의 그렉 존슨(사진) 총괄사장(CEO)은 17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국ㆍ인도 등 특정 국가에 쏠린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몰빵 해외 투자’의 위험을 경고했다. 프랭클린템플턴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전세계를 순방 중인 존슨 사장은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 등 자산운용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며 “성장의 기회는 전세계에 있다”고 말했다. 마크 브라우닝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도 국내 투자자들의 특정 국가 선호현상과 단기적인 과거 수익률에 집착하는 투자문화를 비판했다. 프랭클린템플턴 한국 대표를 지낸 브라우닝 사장은 “한국에서는 단기적으로 과거 수익률이 좋은 일부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면서 “이는 앞을 보지 않고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은 위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인도와 중국 시장은 밸류에이션 아닌 성장 모멘텀으로 움직이며 투기자본도 많다”면서 “언젠가 조정이 나타나면서 지금보다 싼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상 저평가돼 있는데다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존슨 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투자자 교육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노령화에 따른 연기금 개혁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성장성에 대해 낙관한다”고 말했다. 브라우닝 사장도 “우리는 남들과 반대로 움직이는 ‘역발상’ 투자자”라며 “현재 외국인 투자가들은 한국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한국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지금이 한국의 가치주를 사들일 적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투자펀드에 대해서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 것과 관련해 브라우닝 사장은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는 거의 모든 지역별 자산군을 완비해 투자자에게 보다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지만 이 같은 측면에서 한국 내 운용사들의 상품군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역외펀드는 전세계의 많은 투자자들이 함께 투자해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으며 이것이 비과세 혜택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템플턴그룹은 전세계 29개국에 현지법인 및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현재 운용자산은 5,500억달러(약 530조원)에 달한다. 지난 47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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