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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1%대 금리 실험' 성공할까

한은 기준금리 0.25%P 내려 1.75% '사상최저'

中企 대출 5조 증액 검토… 경기부양 선회 예고


한국은행이 결국 돈 값(금리)을 사상 최저치로 내렸다. 실물경기 회복세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 물가의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낮은 1%대의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은은 금리 인하에 그치지 않고 금융중개지원 대출을 5조원가량 늘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어 중앙은행의 역할을 '경기부양'으로 선회할 것임을 강력히 예고했다. 다만 폭증하는 가계대출이 더 늘 수 있는데다 사상 최저 금리가 주는 '불안심리'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오히려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에서 1.75%로 인하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5개월 만에 0.25%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 브리핑에서 "경기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 기준금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물론 기준금리 인하에 뒤따랐던 추가 인하 가능성은 지난해 8월과 10월에 했던 같은 발언, 즉 "(현재 기준금리는)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일단'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으나 이번 깜짝 인하처럼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교차한다. 한은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 대출의 한도를 더 늘리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재 5조원 증액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날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실물경기 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는 인하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위축된 소비 및 투자 심리를 완화하는 효과를 낳고 디플레이션 예방 효과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소비나 투자심리를 자극해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유동성이 부족해 소비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게 아니라 소비자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돈을 쓰지 않아 특단의 '돈맥경화' 해소 조치가 없으면 거품경제를 비롯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반론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소비와 투자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라며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금리 인하발 가계부채 급증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깜짝 금리 인하에도 전일보다 0.53%(10.24포인트) 하락한 1,970.59로 장을 마쳤다. 금리 인하 직후 상승했으나 장 막판 외국인 매도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bp(0.01%포인트) 하락한 1.896%에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1.8%대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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