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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발굴 "위기를 기회로"

[과학기술로 미래를 열자] 上. 세계는 기술전쟁 시대<br>미래전략산업기술 99개 美와 격차 5.8년<br>우주항공분야선 한국이 中에 3.8년 뒤져<br>유망분야 스피드 경영ㆍ과감한 투자 절실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중국이 불과 5년 사이에 첨단기술까지 겸비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도 ‘잃어버린 10년’을 과거지사(過去之事)로 만들면서 경제대국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한국이 이 틈바구니에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유일한 길은 기술력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은 기술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주춤거리고 있다. 일본과 중국사이에 끼여 좌초할 것이라는 지적은 이제 진부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10년 후의 먹거리, 즉 새로운 성장동력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최근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자료가 자기만족에 빠져 있던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 KISTEP이 국회 미래전략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미래전략산업에 필요한 기술로 선정한 99개 핵심기술이 지난 2003년을 기준으로 세계 수준인 미국의 기술 대비 평균 65.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술격차는 무려 5.8년이나 났다. 보다 놀라운 것은 후발주자로 싼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 기술수준의 52.5%를 기록하며 한국에 2.1년 격차까지 추격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국가적인 위상과도 관련된 우주항공기술 분야에서는 한국이 46.5%로 중국(69.2%)에 비해 오히려 3.8년이나 뒤처져 있었다. 우리가 경쟁상대로 비교해온 일본은 87.6%를 기록하며 멀리 떨어져 있었다. 흔히 우리 경제는 일본의 기술력과 품질에 치이고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제품에 추격당해 마치 ‘넛크래커(nutcraker)’에 끼인 호두에 비유돼왔다. 여기에 중국 첨단기술이라는 새로운 도전자까지 생겨났다. 보고서를 주도적으로 만든 이상엽 KISTEP 기술기획전략실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은 가까이 와 있고 일본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우리에게 강점인 분야에 국가적인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우리 경제에서 갖는 의미는 여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중국은 최대 무역상대국이며 또 우리 기업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다. 우리 상품들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중국의 경쟁력은 저임금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고 위안을 삼아왔지만 여기에 기술경쟁력이 더해질 경우 한국상품에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동북아 3국간의 경쟁은 오래 전에 시작돼 이젠 중반전에 돌입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의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가운데 9개가 일본 경제산업성이 5월 발표한 7대 신성장산업에 포함돼 있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을 볼 때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은 불리한 위치에 선 셈이다. 한국은 세계 수준의 정보기술(IT) 능력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ㆍ차세대 반도체 등에서 우위를 보였으나 실제 미래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와 로봇에서는 훨씬 뒤처졌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하이브리드카 소량생산에 들어간 반면 도요타는 올초 이미 누적판매대수 10만대를 돌파했다. 혼다ㆍ소니 등은 인간형 로봇을 개발한 상태다. 중국과의 수출경쟁도 적지않은 부담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의 수출경쟁이 격화되면서 한국과 중국의 10대 수출품목 중 중복품목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고했다. 2000년에 컴퓨터ㆍ컴퓨터부품 등 2개에 불과했던 것이 올 1∼8월 4개(컴퓨터ㆍ컴퓨터부품ㆍ반도체ㆍ무선통신기기)로 증가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망 분야에 대한 스피드경영과 과감한 설비투자ㆍ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태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기술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남의 기술을 베껴 제품화해온 데서 탈피, 원천ㆍ설계기술 개발에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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