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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신흥국 투자전략 둘로 나눠야

매튜 서덜랜드 피델리티 주식투자부문 아시아 지역 총괄


글로벌 이머징마켓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시장의 변동성을 높였으며 달러화 강세와 국제유가 급락은 브라질·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이 지난 20여년간 적극적으로 환경변화와 구조개혁을 해온 결과다. 이제 더 이상 이머징마켓을 하나의 주체로 볼 수만은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최근의 글로벌 경제상황 변화가 아시아 지역과 다른 지역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자.

첫 번째는 달러화 강세다. 달러화 가치는 최근 3개월 동안 무역 가중치 기준 약 6.3% 상승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현재의 달러화 강세 기조가 미국 경제 회복세와 다른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에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이머징 국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제대로 된 현지통화표시채권시장의 부재와 외환보유액 부족 등의 이유로 부채 유지에 실패하며 위기에 빠진 바 있다.

현재 아시아의 상황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지난 20년 동안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가 강도 높은 개혁과 재정상황 개선으로 대비책을 마련했다. 한국을 필두로 대부분이 강력한 현지통화표시채권시장을 구축하고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히 낮췄다. 이와 더불어 중국·말레이시아·태국·한국·필리핀·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상황 및 경상수지도 매우 긍정적인 수준이다.



두 번째는 국제유가의 하락세다. 국제유가는 공급증가와 수요감소로 7월부터 크게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중동산 두바이유 등 3대 유종 가격이 4년 만에 최저 상태다.

국제유가 급락은 원유 순수출국인 브라질·러시아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원유 순수입국이 대부분인 아시아 지역 내 이머징 국가들은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은 국제유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연간 21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국제유가 하락을 계기로 고질적인 연료보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한국·대만 등도 국제유가 하락이 경상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이러한 상황들은 이머징마켓이라고 모두가 다 같지는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따라서 투자자들도 각국의 경제환경과 정책 방향을 고려해 선별적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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