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미ㆍ중) 동시 투자 랩ㆍ펀드 등 인기몰이 최근 경기 회복 모멘텀을 타고 있는 선진국 증시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는 이머징 증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과 신흥국에 동시 투자하는 상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출시한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이머징 국가의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에 한 달 만에 58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달 20일 출시한 이 상품은 선진국과 이머징 시장 구별 없이 장기성장성이 높은 소비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글로벌 컨슈머 주식 랩어카운트’로 이머징 국가의 소비 시장 확대와 선진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을 동시에 누린다는 콘셉트로 기획된 상품이다. 이 상품으로 자금몰이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은 15일 미국과 중국 증시에 동시에 투자하는 ‘G2 주식 랩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미국과 중국 각 국가가 강점을 가진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은 정보기술(IT)과 소비, 레저 섹터에, 중국은 소재와 내수, 산업재 섹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신흥국과 투자 안정성이 높고 경기 회복 모멘텀도 뚜렷한 선진국에 동시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출시 직후부터 영업점으로 가입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최근 설정됐다. 최근 한 운용사는 이달 중순 고객 요청으로 미국 주식에 50%, 위안화 표시 홍콩 채권인 딤섬본드에 50% 투자하는 3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정하기도 했다. 이 운용사 관계자는 “딤섬본드에 투자해 중국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 차익을 노리는 한편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올해 경기회복 모멘텀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시장 주식을 함께 담아달라는 고객의 요청으로 이 같은 상품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과 이머징 증시를 대표하는 미국과 중국에 동시 투자하는 G2 펀드도 각광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2 주식에 투자하는 JP모건 G2펀드와 삼성G2펀드에 올 들어 각각 5억5,200만원, 9,000만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중국 증시가 긴축 우려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G2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해외 주식형 펀드 대비 우수하다. A클래스 기준으로 삼성G2펀드 1호의 6개월 수익률이 17.16%, JP모건G2펀드가 9.45%로 이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9.06%)를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선진국 증시의 상대적 우위는 계속되겠지만 신흥국 시장의 긴축 우려가 안정되면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분산 투자를 통해 양 시장의 성장 모멘텀을 함께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주가 약세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와 긴축우려, 기업이익 감소 위험 등을 꼽으며 “긴축정책으로 신흥국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선진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경제의 수출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유동성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일방적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1ㆍ4분기를 지나면서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 시점에서는 신흥국 비중을 축소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부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에 동시에 투자하는 단일 상품 보다는 개별 펀드를 통해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제기하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여러 지역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각 국가별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머징 주식형 펀드와 선진국 펀드에 분산 투자해 글로벌 자금 흐름이나 증시 전망에 따라 발 빠르게 비중 조절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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