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출판업계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출판문화협회ㆍ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관련 업계는 서점 등 관련 사업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다른 업종 부문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며 이에 대한 조정을 카드업계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는 특히 국내 주요 카드사 중 하나인 BC카드에서 지난 10일 미장원, 사진관 등 39개 업소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했음에도 출판업은 포함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의 경우 지난 2005년 매출액 2,800억원 가운데 65%인 1,820억원이 카드로 결제됐다. 교보문고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평균 2.8%로 계산하면, 약 51억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교보문고 2005년 당기순 이익인 4억원의 무려 13배나 되는 금액. 중소서점의 상황은 더 안 좋다. 현재 책 판매 평균 마진율은 15% 정도. 서점조합에 따르면 인건비ㆍ재고처리 등 관리비용을 빼면 실제 마진율은 약 3%로 최고 3.6%까지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를 내고 나면 이익을 내기 힘들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측 설명이다. 이는 서점들의 만성적 경영난과 겹쳐 출판업계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킨 다는 것. 한국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서점 경영이 어려워지면 출판사도 납품 단가를 낮출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점과 출판사가 공동의 짐을 지게 되는 것"이라며 "서점에 부가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만 인하해도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개별 카드회사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는데 백화점ㆍ호텔 등 177개 업종별로 다르다. 출판업계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97~3.6%정도로 골프장(1.5~2.02%), 주유소(1.5~2%), 일반음식점(2.7%) 등의 수수료율은 이보다 낮다. 출판업계는 사치성 소비라 할 수 있는 골프장 이용 결제보다도 수수료율이 높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카드회사들은 1회 1~2만원 정도의 소액 결제가 주종을 이루는 서점보다 상대적으로 1회 결제금액이 큰 골프장이 매출 건수에 따른 관리비용이 적게 들어 수수료율이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카드회사는 가맹점의 카드결제 때마다 발생하는 전표를 위탁 관리하는데 위탁 관리업체에 개별 건수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다르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비슷한 소액 결제가 주로 이뤄지는 편의점(2~2.7%), 슈퍼마켓(2~2.5%) 등의 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출판업보다 낮다. A카드회사 담당자는 "결제액수ㆍ거래규모ㆍ제휴관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서점과 슈퍼마켓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출판업계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출판협회 관계자는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면 기준을 분명히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 카드업체에서는 기준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수수료율을 낮출 수 없다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이라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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