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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사흘째 ‘팔자’ 매매패턴 변화 조짐

외국인들이 올들어 처음으로 사흘 연속 순매도하면서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히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지역을 이탈, 브라질 등 남미지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단기적이나마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수 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전일보다 5.42포인트 오른 840.92포인트에 마감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은 사흘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며 1,816억원의 주식을 팔아 최근 6거래일 중 5일 동안 5,88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양호한 시장 베이시스(현ㆍ선물간 가격차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1,83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오랜만에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상승 추세가 여전히 살아 있는데다, 외국인들의 아시아시장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도 큰 폭의 이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펀드들이 최근 아시아지역 투자비중을 줄이고 라틴아메리카 등 대체시장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의 매매향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펀드, 아시아 투자비중 축소조짐=최근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 지금까지의 `바이 코리아` 흐름과는 다른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올 1월까지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ㆍ아시아(Asia ex Japan)펀드 등 아시아 관련 펀드에 몰린 자금은 모두 170억2,000만달러였으며 이중 실제로 투자된 자금은 116억9,000만달러였다. 특히 아시아지역을 직접적인 투자대상으로 삼는 아시아펀드에는 70억4,000만 달러의 자금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3개월간 펀드 매매동향을 보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GEM 펀드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한국과 타이완 시장의 비중을 줄인 반면, 지난해 5월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해 오던 중남미 투자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아시아펀드도 한국ㆍ타이완 투자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국과 인도 비중을 늘리는 등 국가별 투자 비중을 재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 펀드들은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아시아 주식을 대거 편입하면서 현금비중이 급격히 줄어 추가매수 여력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시아 펀드의 경우 펀드 내 현금 비중이 지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1.93% 수준이고 GEM펀드도 지난 2년간의 평균치인 3.43%에 미치지 못하는 2.77%에 불과한 상황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투자분석가는 “아시아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 내 현금 비중이 크게 떨어져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유동성을 보강해 왔던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가 흔들릴 경우,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지역별ㆍ국가별 비중 조절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매 패턴에 주목을=최근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가면서 외국인 매매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가격부담이 높은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거나 가격부담이 적은 종목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그 동안 매수자금이 집중됐던 전기전자(IT)ㆍ운수장비ㆍ금융업종을 중심으로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소폭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유통ㆍ전기가스ㆍ통신업종에 대해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방어주가 포함된 전기가스, 통신업종의 경우 이날에만 158억원의 주식을 사들이는 등 최근 4~5일간 연속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종목은 외국인들이 시장의 악재를 피해 일시적으로 사들이는 대안(代案)주의 성격이 강한 만큼 추격매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향후 시장을 이끌 주도주를 조정국면을 이용해 저가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정광 LG투자증권 투자분석가는 “선진 7개국(G7)회담을 앞두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염두에 둔 외국인들이 경기방어주를 사들이는 등 보수적인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과매도권에 진입한 우량주를 저가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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