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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시장의 활황으로 건설기계 중소 부품업체들이 호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 건설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기계 부품업체가 올해 경영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현대중장비,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 등 국내 완성차업계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데다 해외업체의 주문 물량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중장비용 유압기기를 국내업체에 주로 납품하는 동명모트롤은 유압기기 부문의 올 상반기 해외매출이 2006년 전체(57억원)의 2배인 112억원을 기록했다. 동명모트롤 관계자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국내 3사에 공급한 후 나머지만 직수출하는데 올해는 유럽 건설 붐 때문에 물량이 많이 달린다”며 “(유럽 측은) 기계만 있으면 비행기로 직접 운송해가겠다고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동명모트롤의 수출을 포함한 올 상반기 총매출은 74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의 70%를 이미 넘었다. 동명모트롤과 마찬가지로 유압기기를 국내 메이저업체에 공급하는 제일유압도 수출에 힘입어 올해 매출을 지난해(545억원)보다 37% 증가한 750억원으로 예상했다. 제일유압 관계자는 “내수시장은 안 좋지만, 유럽ㆍ미주ㆍ동남아는 성장속도가 빠르다”며 “대형사를 통한 간접 수출이 25%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시장 활황 덕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중장비에 들어가는 씰, 롤러를 미국 캐터필러, 일본 히타치 등 해외업체에 직수출하는 진성티이씨는 지난해 650억원의 해외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 상반기만 이미 3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상태. 굴삭기 삽의 ‘이빨’에 해당하는 포인트어답터투스를 생산하는 성보공업은 올해 일본지역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해외매출이 252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진성티이씨 관계자는 “아태지역과 미국의 건설경기가 다소 위축된다고 해도 브릭스(BRICS)는 여전히 전망이 밝다”며 “중국에 이어 인도시장을 어떻게 선점하는 지가 향후 부품업계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원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사업관리팀장은 “건설기계부품 국산화를 추진해온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에 따라 국내 부품업체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며 “부품 수출량을 따로 집계하진 않지만, 완제품(20~25%)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품시장은 기존 선점사들이 존재해 가격 경쟁이 어려운 반면, 해외 정밀부품 분야는 중국보다 기술적으로 앞서 있어 경쟁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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