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지금 주식회사로 변신중] 돈 없으면 대학도 퇴출 私大 등록금 과다 의존 ‘재정 위태’수익사업·자산운용등 교육외 수입 4%뿐 2021년엔 정원 20만명이상 못채울 수도日은 이미 10년전부터 문닫는 대학 속출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2,000억원 대 26조원.’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의 지난 2005년 발전기금(적립금) 규모다. 한국과 미국의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두 대학이지만 무려 130배나 차이가 난다. 하버드의 적립금은 우리나라 교육인적자원부 2005년 예산인 27조9,820억원에 맞먹는다. 하버드를 미국에서뿐 아니라 세계 1위의 대학으로 만드는 근간은 바로 이 같은 경제력에서 나온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학들이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재정이 악화되면 신입생 수도 줄어들고 최악의 경우 문을 닫거나 다른 대학에 인수합병(M&A)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10년 전부터 신입생 수가 줄어든 일본의 경우 폐교한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과거 대학들이 정원을 과도하게 늘려놓은 상황에서 학생 수 감소가 맞물리면서 2004년부터 대학 진학 학생 수보다 정원이 더 많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21년에는 대학 정원 대비 학생 수가 20만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재정 수입의 상당 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대학들은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현재 사립대의 재정 수입에서 등록금 및 수강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9%에 달한다. 미국 사립대(33.96%)의 두 배가 넘는다. 반면 각종 수익사업이나 자산 운용을 통해 거둬들이는 교육 외 수입은 4%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사립대학 적립금의 운용 대상 자산 범위를 은행 예금이나 채권 등으로 제한했던 정부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10개 사립대의 2005ㆍ2006년 자금 운용 수익률 평균치는 2.58%. 주식 등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에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미국의 대학기금들이 주식과 헤지펀드에 각각 57.7%, 9.6%의 자산을 투자하면서 지난해 평균 10.7% 수익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대학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기업화’다. 최근 정부도 같은 맥락에서 사립대학의 자산 관리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 대학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주성영 서강대 재무팀장은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등 금융시장의 변화 속에서 대학들의 주식투자까지 허용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해 학교 재정에 기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자산 운용 관련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방침이며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8/01 16:46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