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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에 대한 바른 인식

최근 코스닥등록기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되어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태에서 혹자는 기업생존의 수단으로, 혹자는 기업성장의 수단으로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정부도 증권투자회사법 개정을 통해 사모형 M&A펀드의 경영권획득 근거를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M&A펀드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M&A시장의 활성화와 건전한 육성을 위해서는 제도적 정비도 중요하지만 M&A참가자들의 올바른 사고와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기업을 사는 사람, 파는 사람, 중개하는 사람,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 모두가 사람이라는 공통점을 갖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 M&A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각 참가자들이 M&A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에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가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M&A 대상이 되는 기업의 소유주 입장에서는 성공적 경영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즉 기업의 매각이나 경영권 이전이 경영 실패가 아닌 또 다른 차원의 경영성공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등산할 때 정상에 오르는 길이 여러 개 존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가는 자신이 설립한 기업을 계속적으로 경영하는 것만이 성공의 전부가 아니다. 기업의 가치를 키워 높은 가격으로 매각하는 것도 성공을 이루는 또 다른 방법이다. 둘째, 인수기업의 입장에서는 과연 M&A가 자신의 기업에 적합한 기업성장 또는 기업확장전략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즉 M&A를 통해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지, 있다면 그 효과가 M&A와 관련된 비용을 초과하는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기업확장을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M&A를 추진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또한 기술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는 산업분야에서는 M&A를 일상적인 경영전략 또는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체적으로 모든 기술개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기술을 확보하는 대표적 예가 바로 미국의 시스코사 인데 1년에 10개 이상의 회사를 M&A하기도 한다. 셋째, 주주 특히 소액주주의 입장에서도 M&A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M&A대상이 되는 기업의 주주입장에서는 기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경영자에게 경영권이 이전되는 것이 주주에게 유익하다는 인식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디. 이 같은 인식을 갖는 소액주주가 증가하면 기존의 경영자들이 평상시에 소액주주들을 무시하고 전횡을 일삼는 문제점도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다. M&A를 추진하는 기업의 주주들도 기업가치가 중대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M&A에 동의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넷째, 정책수립자 입장에서도 M&A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M&A 게임의 룰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의 기본방향은 기존경영자든 새로운 경영자든 가장 경영을 잘할 수 있는 경영자가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획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자나 방어기업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M&A중개기관 입장에서는 건전한 M&A관행의 정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M&A펀드의 도입 초기 투기적 성격의 거래와 이로 인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건전한 관행의 정착을 위해 M&A윤리강령의 제정을 고려해 볼 만 하다. 결론적으로 M&A는 기업가치의 증대와 이를 통한 주주이익 증대가 그 궁극적 목적이 되어야 한다. 주주뿐만 아니라 경영자, 중개기관 그리고 정책결정자 모두가 마찬가지다. M&A를 주식시장 부양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M&A를 통해 시너지효과가 발생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가 증가하면 주가는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기업가치의 증대를 위해서는 비효율적 경영진 교체와 기업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M&A의 본질적 기능을 무시한 채 모든 참가자들의 단기적 주가상승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M&A시장은 투기의 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M&A시장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의 활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느냐가 우리나라 M&A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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