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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저축銀 영업정지
입력2004-02-17 00:00:00
수정
2004.02.17 00:00:00
김홍길 기자
경남 마산의 한나라저축은행이 경영부실로 영업이 정지됐다. 지난해 8월 `굿머니 금융사고`(가정주부를 룸살롱 마담으로 위장해 대출을 받아 가로챈 사고)로 문을 닫은 김천저축은행 이후 6개월 만에 또 다시 퇴출위기의 저축은행이 등장한 것이다. 특히 한나라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금융사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액대출 연체가 자본잠식으로 이어진 전형적인 부실경영 사례라는 점에서 유사한 문제로 위기에 처한 일부 저축은행들의 연쇄 퇴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한나라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결산결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4.27%로 지도기준(4%)에 미달했을 뿐 아니라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1개월 이내에 금융감독위원회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 승인을 받게 되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으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공개 매각절차에 들어 간다. 공개 매각시 인수희망자가 없으면 파산절차를 밟는다.
◇저축은행 경영지표 악화 일로=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2조9,187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727억원(36.0%) 급증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1.7%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해말 BIS비율은 8.75%로 전년말 대비 1.78%포인트가 하락하는 등 경영지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말 2003회계연도(2003년7월~2004년6월) 결산에서는 적기시정조치 대상 BIS기준이 4%에서 5%로 강화돼 경영실적이 나쁜 5~10개의 저축은행이 퇴출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지난 해 9월말 내부보고서를 통해 BIS비율 5% 미만인 저축은행이 7~8개에 이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저축은행만도 10여개 달하는 등 경기침체 장기화와 소액대출 연체 등의 경영부실과 맞물려 올 상반기 한계 저축은행의 연쇄 퇴출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액대출 비중 큰 저축은행 `위기`=한나라저축은행의 경우 300만원 미만의 소액대출 비중이 전체 여신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비정상적인 여신형태를 보이고 있다. 소액대출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로 연체가 시작되면 거의 회수하기 어렵다. 저축은행의 소액대출 연체율은 30~40%대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소액대출 연체율이 50~60%를 넘는 등 한계상황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무담보의 소액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은 연체심화로 6월까지 버티기 어려운 곳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소액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검사를 강화하고 BIS 5%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증자나 자산매각 등의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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