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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한국건축문화大賞] (대상) 시몬느사옥

경수산업도로를 타고 의왕시 오전동 모락산 자락에 자리잡은 주거지역을 따라가면 맞은편에 주변 공장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호젓한 건물과 만나게 된다. 안양천을 뒤로하고 멀리 모락산 언저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 가운데 놓인 회백색 건물은 호젓한 연구소쯤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주변 참나무, 단풍나무로 잘 꾸며진 정원들과 수변정원들에서 휴식을 즐기는 직원들을 보면 평범하지 않은 사옥임을 알 수 있다. 의왕 고천동에 자리잡은 시몬느 사옥은 친환경적인 요소와 업무공간을 잘 조화시켜 회사이미지를 높이는 랜드마크의 역할 못지 않게 국내기업 사옥의 미래상을 열어가는 상징이다. 사옥을 이루는 3개의 큰 덩어리인 각 동들은 각각 업무공간, 영업상담공간, 가방제작공간으로 나눠져 있지만 각 동들은 아트리움, 다리 , 정원 등으로 연결돼 있어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공간을 이루고 있다. 가장 큰 업무시설동 한 가운데는 1~3층 공간을 터 건물 뒤 안양천과 앞산 축이 꿰뚫어 보이는 시각축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시각축을 따라 건물과 연결되는 진입로 좌우에는 수변공원과 함께 도로 전면, 주차장 등이 모두 나무와 잔디로 조성돼 있다. 건물뒷편도 식수공간으로 설계돼 사옥 전체가 공원 같은 형상이다. 사옥 외관도 회백색의 시멘트판넬로 외벽을 장식하고 일부는 산화처리한 붉은색의 내후강판으로 꾸며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좇았다. 특히 모든 동들은 작업공간에서 한발짝만 움직이면 외부휴게공간과 닿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각층의 외곽은 데크, 다리와 성큰가든으로 연결돼 손쉽게 식당, 휴식공간, 체육시설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전시동과 업무동 사이 3층 높이의 아트리움은 사계절 휴식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투명유리를 투과하는 햇볕은 아늑한 온실 분위기를 만든다. 각 동의 옥상과 3~4층 연결공간도 휴식공간이 조성돼 있다. ▲건축개요 위치=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317-1 설계자=안길원(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자=A&A건설 건축주=시몬느 건물규모=지하1층, 지상4층 대지면적=2,704평 건축면적=927평 연면적=2,496평 구조=철골조 및 철근콘크리트조 (설계자인터뷰) 안길원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회장 “업무공간과 휴식공간이 어우러지는 사옥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했습니다. 건축주의 열린 생각을 실제 열린 공간으로 현실화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안길원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는 “설계자의 아이디어와 노력과 함께 이 같은 설계가 나오도록 기회를 준 건축주의 열정으로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몬느 사옥은 그 동안 공간효율성에만 치중한 국내 기업들의 사옥설계와 달리 친환경적 조경과 직원들을 배려하는 휴게공간이 축을 이루는 독특한 설계로 국내 사옥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건축주 의도대로 자연과 한덩어리를 이루는 업무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업무, 회의, 휴식공간들이 다른 영역으로 나눠져 있지만 동시에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하나로 연결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시몬느 사옥은 설계 및 시공기간이 길지 않았다.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동안 설계가 이뤄졌고 지난해 10월 착공 후 10개월만에 공사가 마무리 됐다. 시공까지는 짧았지만 사전 준비는 어느 공사보다도 철저했다. 그는 의왕 고천동의 자동차운전학원 자리를 부지로 선정하는 것부터 시몬느 박은관 사장과 자리를 함께 했다. 건축주가 부지선정부터 설계자의 의견을 듣는 경우는 국내 건축환경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사옥을 처음 맡았을 땐 내부 회의에서도 반신반의 했습니다. 건축주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항상 돈이지요. 비용이 커지면 항상 용두사미격으로 당초 설계안이 건축주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첫 회의에서 건축주를 위해 아예 비용이 적게 들로록 설계를 하자는 안도 나왔습니다.” 시몬느 사옥은 내부는 임직원들이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외부는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설계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설계가 나오기 위해서는 영리목적의 건물이라도 도시와 생태환경의 맥을 해치지 않고 도시경관에 일조하는 건축주의 책임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게 안 대표의 지론이다. “선진국은 건축주가 건축가에게 대부분을 위임해 설계자의 많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 현실은 크게 동떨어져 있어 안타깝습니다.” 안 대표는 “시몬느 사옥은 사업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국내 설계시장의 환경을 되돌아보고 경영자가 갖춰야 할 사고가 어떤 것인지 반성하게 하는 하나의 사건이었다”며 “기회가 온다면 현재 강남에 위치한 무영사무소도 친환경적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필 ▲44년생 ▲인하대 건축공학과 ▲한양대 산업대학원 ▲대한건축학회 부회장 ▲한국CM협회 부회장 ▲한국주거학회 참여이사 ▲주요작품 ▲경기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잠실올림픽기념관 ▲광주보훈병원 ▲국립현충원 납골당 ▲분당 한라사옥 ▲인천터미널 ▲한국고속철도관리공단 남서울고속철도역사 (시공자인터뷰) 이동형 A&A건설 사장 “담과 벽으로 둘러 싸인 기존 밀폐공간의 건물과 달리 열린공간에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건축물로 시공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동형 A&A건설 사장 은 “시몬느 사옥은 건설사업 10년동안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였다”며 “공사 수주당시 건축주와 설계자의 의도를 충분히 살려 사옥을 완성하겠다는 욕심이 앞섰다”고 말했다. 지난 93년 설립된 A&A건설은 주로 오피스텔, 아파트 등 주택분야에 주력해왔다. 사옥건축 실적은 적었던 데다 기존 기업체 사옥과는 판이하게 달라 다소 생소했다는게 이사장의 설명이다. 외부와 실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녹지공간을 극대화하는 등 건축주와 설계자가 주문하는 자연친환적 건축에 중점을 두고 시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산화처리해 구리색 빛깔이 나는 내후성 강판과 회백색 시멘트 판넬 등 자연친화적 소재를 사용해 발생하는 내구성과 누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외벽 마감재를 시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작업공간이 필요했으며 옥상정원을 시공하는데 방수처리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이번 시공으로 대상수상의 결실을 맺게 됐지만 무엇보다 건축주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건물공간의 효율성만을 따져 업무공간을 늘리기 보다 직원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일하도록 배려한 점이 이 같은 뛰어난 건축물을 탄생시킨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도심에 시공된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임대수익 확대에만 중점을 둬 쾌적한 업무ㆍ주거환경과는 거리가 먼 형태로 건립되는 게 대부분”이라며“이번 시몬느 사옥 공사를 계기로 친환경적 건축물을 더 많이 시공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모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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