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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

유권자는 한 사람의 대통령을 뽑지만 또 하나의 숨은 권력자를 동반하여 탄생시킨다. 바로 대통령의 부인이다. 그녀의 행동반경은 정치무대 표면에서는 부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권력사회의 내밀한 회로에서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바로 대통령의 아내이기 때문이다. 직접 국사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대통령이라는 국가의 리더가 현명한 판단과 처신을 할 수 있도록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준다고 보면 특급 보좌관이다. 동시에 거의 같은 무게의 권력을 갖는다. 물론 그 권력을 특권으로 행사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하여 청와대의 안 주인은 임기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대중의 품평무대에 오르게 된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청와대 안주인들은 그렇게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예외가 있다면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 정도다. 권력자의 아내로 뛰어난 덕목이 있었겠지만 괴한의 흉탄에 쓰러졌다는 비극적 사실이 긍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만큼 대중의 평가는 사실적이라기보다는 정서적이다. 남편인 대통령이 당선과 더불어 가져다 준 권력이지만 그래서 더 절제력이 필요하다. 공적 활동이 적극적이면 설친다고 핀잔이고 대통령에게 특정 인물이라도 천거하면 '안방 실세'라는 풍문이 파다해 진다. 미국의 여성 저널리스트 케이티 마튼은 미국의 역대 퍼스트 레이디를 여러 유형으로 품평했다. 대상에 오른 사람 가운데 우드로 윌슨의 부인 이디스와 닉슨의 부인 퍼트리샤는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디스는 남편이 병약해 지자 스스로 권한대행이 되어 국정을 농단하다가 국가를 위기로 몰아 넣었다는 평을 듣는다. 퍼트리샤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편으로부터는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한편 자신도 남편이 무너져 내릴 때(워터 게이트 사건) 한발 빠져 나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실패한 백악관 시대를 보냈다고 했다. 인상에 남는 사람은 린든 존슨의 부인 버드 여사. 케네디 암살, 월남전 등 국가 대 혼란기에 대통령인 남편의 중심을 잡아주어 국가까지도 안심시켰다는 대목은 감동적이다. 존슨을 싫어하는 정적들조차 그녀에게는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새 청와대 안주인은 정말로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되었으면 싶다. 누가 따로 퍼스트 레이디 자질을 타고 나는 건 아닐 것이다. 지혜와 절제 용기와 헌신으로 스스로 새 정형(定型)을 만들어 가는 것일 것이다. /손광식(언론인)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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