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발사된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Endeavour)호’에는 비행사들과 함께 특별한 생물들이 타고 있다. 길이가 1~8㎝에 불과한 짧은꼬리 오징어(bobtail squidㆍ사진 위)와 이 생물체의 몸 속에서 사는 발광 박테리아(Vibrio fischeri), 다 자라더라도 길이가 1.5㎜ 밖에 안되는 벌레 타디그레이드(Tardigradeㆍ아래)가 그들. 발광 박테리아는 짧은꼬리 오징어의 몸 속에서 빛을 만들어 달빛을 받은 오징어의 그림자가 해저에 있는 포식자들에게 포착되지 않게 도와준다. 미국 플로리다대학의 제이미 포스터 박사는 “짧은꼬리 오징어와 공생관계에 있는 박테리아가 우주공간이라는 극한환경에서 해로운 박테리아로 변하는지 여부 등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영하 273℃나 끓는 물 온도보다 높은 151℃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벌레인 타디그레이드(Tardigrade)도 인데버호에 실려 우주로 나갔다. 이 벌레는 지난 2007년 유럽우주국(ESA)의 무인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가 물도 산소도 없는 환경에서 살아남았고 정상적으로 알을 낳고 번식해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5억3,000만년 전 캄브리아기에 출현, 이끼 등의 세포액을 빨아먹고 사는 생물로 히말라야 산맥이나 깊이 4,000m 바다 속, 남극과 북극, 사막과 적도지역 등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살아간다. 치명적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도 생명을 이어간다. 과학자들은 이 벌레가 2007년 우주여행 때보다 극한의 조건에서 실험, 어떤 원리로 살아남는지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디그레이드 연구자인 로베르토 귀데티 이탈리아 모데나대학 교수는 "타디그레이드의 생존 메커니즘 연구는 인류의 생존 연장, 태양계를 비롯한 우주 탐험 등 미래에 달성할 목표에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생명체는 16일간 우주여행을 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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