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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 시대… 중수익·절세상품에 꽂힌 자산가들

"더이상 이자에 기댈것 없다" 고객 자금 은행 탈출 가속

특정금전신탁·주식형펀드, MMF 등으로 머니무브 본격화

비과세 헤지펀드 등에도 관심… 부동산은 수익형 임대로 눈돌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2%로 내려앉으면서 자산가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 활발해지고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 흐름이 감지된다. 먼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의 쏠림이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는 '뭉칫돈의 은행 이탈'이라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2,000만원으로 낮아져 세원 노출을 꺼리는 고객의 은행 탈출이 많았기에 이런 추세는 더 두드러져 보인다. 금리에 기댈 것이 없어지면서 비과세 상품의 수요도 치솟고 있다. 부동산에서는 은행 이자 이상의 임대 수익이 가능한 수익형 상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형일 하나은행 PB본부장은 16일 "증시 조정기를 틈타 펀드투자를 확대하는 고객도 눈에 띈다"며 "기본적으로는 '정기예금+α' 수준으로 기대수익을 낮추면서 투자기회를 살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더 어려워진 재테크…2008~2009년과는 격이 다르다=전문가들은 현재 재테크 시장을 시계 제로에 비유한다. 증시·부동산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고 비과세 상품의 가짓수도 줄어든 탓이다.

기준금리가 현재와 같은 2.0%였던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확연해진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8년 5.25%였던 기준금리를 2009년 2월 2.0%까지 낮췄고 이듬해 6월까지 2%를 유지했다. 그때는 기준금리 인하가 극약처방 형태로 단행됐기에 차익거래를 통한 이익창출 여지가 컸다. 실제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물(KP)의 경우 투자자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김홍배 삼성증권 삼성타운 지점장은 "돈이 많이 풀린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2008년에는 신용 스프레드가 커서 투자할 만한 회사채가 넘쳐났다"며 "AA등급의 캐피털·카드채 금리가 6~7%, 은행 후순위채는 7~8%까지 가능해 자산가들의 채권 투자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는 저성장 국면이고 시장도 안정적이라 수익률이 좋은 특정 상품이 나오기 힘들다"며 "일부 고객들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혹시 뭔가 없나' 기대하고 있지만 대다수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 조합에 나서는 현실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 탈출 자금,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머니무브는 본격화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수신금리 하락으로 9월 한 달 새 정기예금에 예치됐던 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앞서 8월에는 2조4,000억원이 이탈했다. 1%대 예금금리로 다시 한번 대규모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



반면 기업어음(CP), 주가연계신탁(ELT) 등 개인이 직접 투자대상을 지정해 금융사에 돈을 맡기는 특정금전신탁에는 올 들어 7월까지 80조원이 몰렸다.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가면서 주식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로는 최근 14거래일 동안 1조1,430억원, 1조2,307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사모펀드의 설정액도 414조원(9월 말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배영길 한국투자증권 청담PB센터 지점장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원금보존형 절대수익스와프(ARS), 주가연계증권(ELS) 등과 함께 셰일가스 송유관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의 인기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중국 위안화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위안화 채권, ELT 상품을 찾는 이가 늘어난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형 상품은 환매가 많다"고 말했다.

◇절세 상품 각광…부동산은 수익형, 실수요 초점=성열기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센터장은 "자산가들은 비과세되는 헤지펀드와 분리 과세되는 하이일드 펀드를 선호한다"며 "특히 국내 주식에 투자해 8~10% 수준의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는 반드시 가입하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되는 농수협 단위조합, 새마을 금고 등 상호금융의 예·적금에 돈을 맡기는 이도 늘고 있다. 예탁금 비과세 한도가 1인당 3,000만원으로 이전보다 1,000만원 더 늘어 인기다.

10년간 유지하면 비과세되는 저축성보험과 1인당 2억원까지 비과세 되는 즉시연금에도 자금 유입이 꾸준하다. 특히 일부 저축성보험은 4% 수준의 공시이율에 10년간 3.5% 수준의 금리를 최소 보장해 자산가들 사이에 소문이 나고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부동산의 경우 자산가들은 오히려 이번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이가 대부분"이라며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목적이라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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