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세계그룹이 7일 발표한 투자 계획은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도 불구, 내수 기업이 올해 2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투자는 물론 10년 동안 3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경영 전략까지 구체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과감한 행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정용진(사진) 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용 창출"이라고 강조한 점은 다른 기업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신세계는 연초가 되면 관례적으로 1년 단위의 투자 및 경영계획을 발표해왔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10년 경영 전략을 내놓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서 10년 경영계획 수립을 주도했다"며 "백화점과 이마트 등 그룹의 현재 핵심 사업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 신성장 동력이 될 미래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현재 그룹의 대표 사업인 백화점 부문에서는 지역상권 1등점을 추구하는 대형점포를 본점·강남·센텀시티·광주·경기·인천 등 현재 6개점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동대구·울산 등을 추가해 10개점까지 확대하고 이마트 부문에서는 연내 세종시 등 6곳에 추가 출점하는 것을 비롯해 향후 다양한 규모, 형태의 점포를 선보이기로 했다.
동종업계 최대 경쟁자인 롯데 역시 올해 유통 부문에 2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지난해 경기 불황으로 다소 주춤했던 신세계와 롯데의 영토 전쟁이 올해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유통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모바일 사업에도 더 많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인터넷·모바일·오프라인 점포 등 여러 유통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옴니채널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룹 통합사이트인 SSG닷컴의 사업 영역도 계속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그룹의 대표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복합쇼핑몰 사업 부문에서는 2016년 하반기부터 차례로 문을 여는 하남·인천·대전·안성·의왕·고양 등의 쇼핑몰 건립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올해 전년 대비 8.3% 증가한 2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 역시 하남 및 고양 복합쇼핑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김해 복합터미널 등의 신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올해 정규직 및 협력사 직원 1만2,000명을 새로 고용하는 등 10년 동안 17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가 기대 이상으로 호전될 경우에는 추가 투자 및 고용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신세계는 그룹의 새 경영 비전과 경영 이념도 함께 발표했다. '고객의 행복한 라이프 스타일과 지역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가치 창조 기업'을 경영 비전으로 삼고 이를 위해 유통 콘텐츠 시장 리더십 달성과 새로운 성장 포맷 확장, 새로운 성장동력 구축,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경영 이념은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고 관습을 타파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혁신 기업이 되자'로 정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10년간 새로운 유통 업태 발굴, 집중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라며 "혁신이 우리를 그 길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고객으로부터 기회를 찾고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은 관행은 떨쳐내고 시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도록 창조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