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랩이 시가총액 2위를 넘보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안랩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3.11%(1만6,000원) 상승한 13만8,000원에 장을 마치며 이틀째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량도 평소의 8배를 웃도는 246만주를 넘어섰다.
안랩은 이날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급등할 만큼 실적 개선추세는 뚜렷하지 않았다. 2ㆍ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1억원, 3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 줄어들었다.
이날 실제로 안랩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기대감이 한층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전날 자신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하면서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안랩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도 급상승했다. 안랩은 이틀 전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 6위에 자리했지만 이틀간 급등하며 이날 시총 3위(1조3,819억원)까지 올라섰다. 시총 2위 다음과는 불과 150억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다른 안철수 테마주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써니전자가 가격제한선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솔고바이오(13.54%), 잘만테크(11.92%), 케이씨피드(14.94%), 우성사료(14.83%) 등이 10%를 웃도는 급등세를 보였다. 써니전자는 대표이사가 과거 안랩에 근무한 바 있고, 잘만테크는 안랩과 제품을 함께 출시했었다. 또 우성사료, 솔고바이오 등은 최대주주 혹은 사외이사가 안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안철수테마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안철수 테마주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시세조종 여부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하은수 금융감독원 테마주 단속반 팀장은 “특정 계좌에서 정상적 매매로 보기 힘든 거래가 나오는 지 여부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안랩 역시 이날 투자자들에게 급격한 시황변동과 관련 “기업의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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