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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렉트 예금 향한 강만수의 열정

지점수 적은 약점 뚫고 고객몰이<br>유치금은 기보 등 통해 중기 지원


'찬사와 비난' 강만수(사진)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에 대한 평가는 '야누스'적이다. 강 회장의 '모피아' 후배들은 그를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며 찬사를 보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열정 탓에 비난도 적지 않게 받았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는 외환위기의 책임을 뒤집어썼고 현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는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여 '친재벌론자' '물가앙등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산은금융지주 회장 취임 때도 온갖 구설에 올랐다.

세간의 비난을 반박이라도 하는 것일까. 요즘 강 회장의 키워드는 '사회공헌과 서민 지원'이다. 그 중심에 불과 9개월 만에 1조7,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KDB다이렉트'가 있다.

강 회장이 야심 차게 내놓은 KDB다이렉트는 은행 사회공헌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회공헌을 내세우면서도 그 뒤편에서는 이자 따먹기 장사를 하는 기존 은행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KDB다이렉트는 단순한 고금리 예금(최대 4.5%)이 아니다. 예금 고객에서 높은 금리라는 혜택을 부여하는 동시에 중소기업ㆍ상공인에 낮은 금리를 제공해 '생존'의 길을 열어주는 일석이조 상품이다. '영업'과 '사회공헌'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등치시켰다. 금융 당국도 이를 인정한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서 KDB상품을 '덤핑'이라고 비난하지만 은행들의 예금금리 경쟁을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말했다.

준비는 치밀했다. 지점 수(68개)가 적은 산은의 약점을 보완하고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었다. 지점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아껴 예금금리를 높이고 우체국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사실상의 지점 확대 효과를 냈다. 현재 산은 예금을 보유한 사람은 산은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우체국에서 자유롭게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DB다이렉트 예금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저리 대출 자금으로 사용된다. 내수산업 발전, 양극화 분야 지원, 금융시각지대 해소 등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친재벌론자'라는 비판을 받아온 강 회장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고금리 예금과 저금리 대출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대한 세간의 우려는 정부 기관과의 '네트워킹'으로 극복했다. 기술보증기금ㆍ신용보증재단 등의 보증을 통해 채무불이행에 따른 건전성 악화 위험을 최소화한 것이다.

KDB다이렉트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포석이기도 하다. 예금 확보를 통해 약점인 소매금융을 보완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강 회장의 'KDB다이렉트' 드라이브는 현재진행형이다. 다음달쯤에는 신용보증기금(신보)과 업부협약을 체결해 대출 기업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신보와의 협약이 성사되면 산은은 향후 1년간 전통산업, 벤처기업, 청년 및 퇴직 창업자에 총 2조원의 저리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KDB다이렉트 예금의 대부분을 '제로' 마진으로 서민들에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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