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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당 보통 150만원 안팎의 고가 판매돼온 외제 유모차의 품질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외국 제품은 국산보다 질이 떨어지는데도 가격은 두 배 이상 높았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11개 제품의 안전성ㆍ내구성ㆍ기동성ㆍ운행편리성 같은 12개 주요 항목을 비교ㆍ분석한 '유모차 소비자리포트'를 29일 내놓았다.
보고서를 보면 수입 유모차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9만원이나 하는 노르웨이 스토케사의 '엑스플로리'는 100점 만점에 56점을 받아 총 6단계 중 4번째인 '미흡(Poor)'으로 분류됐다. 유명 탤런트가 쓴다고 소문이 났던 미국 오르빗사의 제품도 기대 이하였다. 이 회사의 'G2(145만원)'는 51점에 그쳐 '미흡'이었다.
스페인 회사 미마의 '자리'와 네덜란드사 퀴니가 만든 '무드'도 가격에 비해서는 이름값을 못했다. 한 대당 가격이 각각 179만원, 158만원이나 하는데 평가점수는 61점과 68점에 불과했다. 제품등급도 둘 다 전체에서 3번째인 '만족(Satisfactory)'이었다. 반면 우리나라 회사 리안이 제작한 '스핀 2012'는 가격은 69만8,000원이었지만 점수는 63점으로 등급이 같았다. 비슷한 품질로 놓고 보면 외국산이 우리 것보다 2배 이상 비싼 셈이다.
미국 그라코사의 '시티 라이트 R(29만8,000원)'는 11개 제품 중 가장 쌌지만 49점으로 '매우 미흡(Very Poor)'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콤비사의 '미라클 턴 프리미에(88만원)'는 46점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11개 제품 중 품질이 가장 좋은 것은 영국 맥클라렌의 '테크노 XLR 2012'로 73점을 받아 전체 2번째로 높은 등급인 '구매할 가치 있음(Worth considering)'을 받았다. 가격도 수입품 중에서는 중간 수준인 76만5,000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1등급인 '최선의 선택(Best buy)' 평가를 받은 제품은 없었다.
이탈리아 잉글레시나의 '트립 2012'는 품질도 괜찮으면서 가격도 싼 제품으로 꼽혔다. 점수는 70점으로 맥클라렌보다 다소 뒤지지만 가격이 36만8,000이다. 등급도 맥클라렌과 같다.
이밖에 네덜란드 맥시코시에서 만든 '엘리아(93만원)는 68점으로 '만족'을 받았다. 국산인 압소바의 '시그니처 오가닉(69만5,000원)'은 51점에 '미흡'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소시모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다고 품질이 뛰어난 게 아니어서 고가의 외국 브랜드를 무조건 좋아해서는 안 된다"며 "유아의 몸집과 유모차의 특성ㆍ사용 목적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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