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2일 이사회를 거쳐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을 ㈜두산의 지주 부문 회장으로 선임했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건설 회장과 신설된 ㈜두산의 지주 부문 회장을 겸하면서 지주 부문 실무에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보좌하게 된다. 박정원 회장은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로 박두병 초대 회장의 다섯째 아들인 박용만 회장의 조카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의 지주 부문 회장을 맡으면서 작은 아버지인 박용만 회장을 도와 그룹 경영을 이전보다 비중 있게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차기 후계구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두산은 형제가 돌아가며 회사를 책임지는 '형제 경영'으로 유명하다. 지난 4월 박용만 회장의 취임으로 '3세 경영'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차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두산 3세로는 6남이자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이 있지만 두산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박용만 회장 이후 '4세 경영'의 첫 단추를 채울 인물로 박정원 회장이 유력하다고 예상해왔다. 지주 부문 회장을 맡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정원 회장의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도 이날 부회장으로 직함이 변경됐다. 박지원 사장은 두산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하고 있어 형인 박정원 회장과 차기 형제 경영을 이어갈 인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두산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의 지주 부문 회장 선임이나 박지원 사장의 직함 변경은 후계 구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두산은 이날 두산중공업ㆍ두산인프라코어ㆍ두산엔진 등 각 계열사의 임원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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