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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 금융위기 장기화/경제악영향 가시화

◎소비 위축·물가 상승/인플레조장 악순환/고금리로 기업자금난/통화 평가절하 영향/수출회복엔 호재동남아의 금융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7월초부터 시작된 금융위기는 동남아 통화가치를 최고 30%이상 추락시킨데 이어 곧바로 증시로 연결돼 올들어서만 동남아의 주가를 평균 33%이상 끌어내렸다. 주가와 부동산가격 폭락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통화가치 하락은 수입품의 가격 상승을 초래, 인플레이션현상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다 환투기꾼을 막기위한 고금리정책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세수 감소는 정부의 재정 지출 축소를 가져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소비 위축이 다국적 기업의 철수와 구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경제 성장을 부추겼던 외국의 직접투자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세계 유수의 경제기관들은 동남아의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하향조정한 보고서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불황이 닥쳐올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스탠다드 차터드의 동남아전문가인 웡 팬은 『지금은 기본적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투기꾼과 싸우기 위한 고금리정책은 앞으로 6∼9개월간 지속될 것이고 이는 소비와 국내 투자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미칠 것이다. 98년까지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아시아의 성장신화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게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지금 당장 고통을 안겨주는 위기가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건실한 경제기반에 보탬을 줄 것이라는 애기다. 스위스 유니온뱅크의 P.K.바수는 『평가절하로 수출이 다시 회복세를 보여 내년초엔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금리는 통화가치 안정과 신용정책 강화라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말레이시아나 필리핀에 대해서는 투자규모를 늘리겠다는 해외투자가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과거 멕시코처럼 파산기업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금융개편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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