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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여름을 이기는 전통음료
입력2004-07-01 19:01:42
수정
2004.07.01 19:01:42
매실·녹차 식용증진·식중독예방
무더위가 찾아오면 사람들은 시원한 것을 곧잘 찾게 된다. 그러나 찬 음료는 당장 입에는 시원하지만 사실 몸을 위해 좋은 것은 아니다. 본래 사람의 몸에 생기는 병은 물리적으로 다치는 것이나 차가워지는 것으로(傷寒) 시작되기 때문이다.
노자는 '유무상생(有無相生) 난이상성(難易相成) 장단상교(長短相較) 고하상경(高下相傾)…' 이라고 깨우친다(도덕경). 세상에는 서로 상반되는 속성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며 그것들은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다. 상반된 것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균형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사회적으로는 평화며, 의학적으로는 건강이다.
인체도 그 같은 균형이 필요하다. 인체의 겉과 속은 상대적으로 겉이 차고 속이 더우며, 위가 차고 아래가 더워야 기와 혈이 그 온도차를 따라 안에서 밖으로, 아래서 위로 자연스럽게 흘러감으로써 건강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여름의 햇볕이나 외기의 온도에 의해 인체의 겉(표피)이 덥혀지면 몸 안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균형을 잃게 된다.
여기에다 찬 음식을 통해 몸 안을 더 차게 만들면, 내장은 균형을 잃어 배탈 설사를 얻게 되며 몸은 한층 더 지치게 된다. 오히려 더워진 표피보다 속을 더 뜨겁게 해야 몸이 지치지 않고 장기의 기능도 정상을 유지하게 된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이러한 과학적 이치를 담고 있다. 우리의 전통 속에는 더위를 건강하게 이기게 하는 지혜로운 음료들이 전해온다. 지친 몸에 생기를 더해주고, 여름에 일어나기 쉬운 식중독을 예방하며, 더위를 이길 힘을 더해주는 차와 음료들이다.
매실은 정장효과가 뛰어나 여름철 소화기 질환을 막고 식욕을 더해주며, 변비 설사를 예방한다. 더위 먹어 어지럽고 구토 증세가 올 때 속을 가라앉혀 준다. 녹차는 속을 다스려 위 궤양을 낫게 하며 식중독을 비롯한 각종 세균을 억제하므로 수시로 마신다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은 훨씬 줄어든다.
마늘은 대장균을 비롯한 유해균을 없애고 배탈, 장염 등을 가라앉히므로 차로 마셔도 좋다. 쑥 잎은 위를 따뜻하게 하여 소화기능을 돕고 식중독을 예방한다. 손발에 땀이 나는 것도 막아준다. 오미자의 신맛(사과산 주석산)은 땀샘이 지나치게 확장되는 것을 막아 땀을 조절한다.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피로회복과 두뇌활동을 강화시키고 갈증을 멎게 하며 남성의 힘을 지켜준다.
인삼차는 기력회복에 효과가 있고 생체의 저항력을 강화시켜 준다. 대추차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열대야의 불면증을 넘기는 데 도움이 된다. 황기차는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기운을 북돋아줘 허약한 사람, 식은땀을 흘리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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