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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신용] 엉터리 회계법인·애널리스트 도마에
입력2002-07-11 00:00:00
수정
2002.07.11 00:00:00
"경영진과 한통속" 비난에 궁지'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격'
엔론이 저지른 회계사기극의 한 가운데 이 회사의 회계감사법인 아서 앤더슨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국제 투자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투명한 기업 경영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하는 회계법인이 기업 경영진들과 한 통속이 돼서 회계부정을 부추겼다는 사실은 미국 기업 경영이 사실상 외부 감독장치 없이 구렁텅이로 빠져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었다.
주가 띄우기에 급급해 실적 조작에 나선 경영진들 못지않게 강도높은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회계법인과 경영컨설팅 업체들이다.
엔론사태로 인해 사실상 파산한 앤더슨은 말할 것도 없고, 제록스의 감사를 맡은 KPMG도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는 등 기업의 장부조작을 감지하지 못했거나 눈감아 준 회계법인들이 궁지에 몰렸다.
회계부정 기업에 경영자문을 한 컨설팅 업체나, 이들 기업에 대한 매수 추천을 한 애널리스트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18년간 엔론의 경영컨설팅을 맡아 온 매킨지, 월드컴의 분식회계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 대한 투자를 추천한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애널리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미 메릴린치가 엉터리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추천해 1억달러의 배상금을 물어낸 지 한달여 만에 벌어진 이번 일은 월가에 대한 신용을 겉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떨어뜨렸다.
한편 금융의 총체적인 신용위기는 그동안의 경영관행에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하고 있다. 메릴린치 사태는 기업분석과 투자은행 업무의 분리, 애널리스트에 대한 감시 등 투자분석 관행에 개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또 미 상원은 지난 29년 대공황 이래 민간 회계법인들에게 넘겨줬던 기업 회계감사 권한을 빼앗는 내용의 서슬퍼런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어, 기업 회계관행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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