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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손자병법] 첫샷 미스땐 방어태세로 바꿔야
입력2004-11-17 17:42:52
수정
2004.11.17 17:42:52
故兵有北者 凡此六者 非天之災 將之過也(고병유배자 범차육자 비천지재 장지과야)
‘전쟁에 지는 데는 패배하는 군대를 비롯한 여섯 가지 원인이 있다. 이러저러한 패전 이유는 하늘이 주는 재앙이 아니라 장수의 과실로 발생하는 것이다.’
손자병법 지형(地形)편에 이른 말로 장수의 책임이 더할 나위 없이 중대함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 장수는 골퍼의 머리(두뇌ㆍ멘탈)에 대응된다.
어느 날 그 잘 되던 샷이 완전히 헝클어질 때가 있다. 드라이버 티샷에서 슬라이스, 세컨드 샷에서 토핑, 세번째는 잡아당기는 풀샷까지 이어지면서 코스 이쪽저쪽을 왔다 갔다 하게 된다.
마음만 급해져서 점점 힘으로만 해결하려다가 엄청 심한 뒤땅 치기까지 하고 나면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 정도다. 스윙 궤도, 리듬, 타이밍, 템포 다 잊어버리고 결국 그날 골프는 영 망가지고 만다.
대체로 무너지는 날은 욕심을 냈을 확률이 크다. 베스트 스코어를 낼 것이라는 등 자신의 실력을 오버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몸에 힘이 들어가게 돼있다. 뭔가 더 잘해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의지가 생기면서 모자라는 부분을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특히 티샷을 실수한 경우 두번째 샷에서는 거의 모든 골퍼들이 힘을 쓰게 마련이다. 그린 쪽으로 볼을 보내야겠다는 조급함에 무리한 샷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무리한 샷은 두번째, 또 세번째 미스 샷으로 이어져 금세 더블보기 이상의 실망스러운 스코어를 기록하게 된다.
첫 샷 때 강공(强攻)을 실수했다면 곧장 방어 태세로 체제 전환을 해야만 한다. 티샷이 러프나 나무 아래로 갔다면 두번째 샷은 짧은 클럽으로 치기 좋은 페어웨이에 볼을 가져오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지 않고 오기와 힘을 앞세우면 패전만 거듭되는 법이다. 장수 된 자의 책임이 싸움의 승패를 가른다.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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