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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과외 유감/허두영·산업1부(기자의 눈)
입력1997-05-30 00:00:00
수정
1997.05.30 00:00:00
허두영 기자
오는 8월25일부터 무궁화 위성을 이용한 위성 과외를, 내년부터는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사이버 과외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천문학적인 사교육비 문제로 지탄을 받으면서 온 국민이 목말라하는 「과외」의 복음(?)이 하늘(위성)에서 쏟아져 내리고 컴퓨터에서 빛을 발한다는 이야기다.
위성 과외는 지난 95년 8월 무궁화 1호가 발사된지 2년만에, 사이버 과외는 본격적인 컴퓨터 교육시행과 함께 한국통신이 지난 89년부터 공중전화 낙전수익으로 초·중·고에 컴퓨터를 보급하기 시작한지 9년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통합방송법이 제정되지 않아 무궁화 위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회손실비용으로 하루에 1억원씩 허공에 쏟아붓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그 돌파구로 「위성 과외」라는 궁여지책을 찾아냈다.
또 교육부는 지금까지 부실했던 학교 컴퓨터 교육을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사이버 과외」를, 공보처는 교육방송(EBS)을 앞세워 TV 과외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전략에서 「위성 과외」를 찾아냈다. 왜 모두 하나같이 과외를 택한 것일까.
과외망국론의 시대에 「누구나 과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것도 보통 과외가 아닌 「첨단(위성·사이버) 과외를 받을 수 있다」는 발표는 무거운 과외 부담으로 허리가 휜 국민에게는 그야말로 「복음」이다.
정부는 「원격 교육」이나 「주문형 학습」이라는 용어를 두고 굳이 「사이버 과외」나 「사이버 에듀케이션」과 같은 해괴망칙한 외래 용어를 발굴해가면서까지 국민의 눈, 아니 김영삼 대통령의 눈을 끌고 싶은 것일까.
「컴퓨터 학습」이나 「위성 교육」이 아니라 굳이 「사이버 과외」니 「위성 과외」니 하는 과외라는 표현을 붙여서 대중의 과외욕구를 만족시키겠다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앞장서 과외를 더욱 조장하겠다는 정책은 아닌지.
정부는 펜티엄 시대에 대부분의 초·중·고가 아직 2인 1대의 XT급 교육용 PC를 갖고 있는 현실, 팩시밀리 1대와 통신회선 1라인이 아쉬운 각급 학교의 현실은 무시하고 「사이비 복음」만 남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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