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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 CEO 56달째 공석
입력2003-11-03 00:00:00
수정
2003.11.03 00:00:00
오현환 기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6개월째 CEO(최고경영자)를 영입하지 못해 잔뜩 애를 태우고 있다. MS가 세계 최고의 IT(정보기술)기업이지만 한국에선 이래저래 형편이 어렵다보니 한결같이 사장자리를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현진 전 사장이 지난 6월4일 소프트웨어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CEO를 선임하지 못한 채 반년째 빈자리로 남아있다. 정책당국과의 원활한 관계 정립 등 시급한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현재로서는 언제 빈자리가 채워질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싱가포르의 아시아태평양(AP)본부는 당초 고 사장 후임으로 내부 승진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IT의 테스트베드인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거물급 인사위촉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손영진 전무가, 국내 파트너 관리는 유재성 상무가 각각 책임지는 2인 공동 대행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주변에서는 아태본부가 글로벌 경험과 명망 있는 인사 영입을 위해 그동안 접촉
한 사람만 수십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초기엔 미국계 한국인으로
범위를 좁혔다가 한결같이 고사하는 바람에 현재 특별한 제한조건은 두지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주요 인사들이 사장자리를 맡지않으려고 하는 것은 책임은 많은데 비해 정작 권한은 별로 없는`속빈강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MS의 경우 무엇보다 대부분의 의사 결정을 본사에서 내리고 지사에서는 이를 따르기만 하는 일방통행 시스템이라 책임만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반MS 정서`가 강한 한국시장에서 MS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MS는 운영체제(OS)나 오피스쪽만 강세를 보일 뿐 최근 게임(X박스), 포털(MSN) 등 차세대 주력 사업에서는 별로 힘을 못쓰고 있다.
한국 MS의 한 관계자도“사장 자리가 쉽지 않지만 아태지역 본부가 신경 쓰고 있으니 만큼 잘 풀려나갈 것”이라며 “현재 공동 대표 대행체제를 통해 실적도 당초 목표대로 진척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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