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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증시로 돌아오나…
입력2004-03-16 00:00:00
수정
2004.03.16 00:00:00
김정곤 기자
`지수약세로 개인이 돌아오고 있는 것인가.`
개인 투자자들이 900선을 넘어섰던 종합주가지수가 850선까지 단기 급락하자 연일 순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이 같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실제로 개인들이 저가매수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 차익을 노린 스마트 머니(Smart Money)로 본격적인 증시 참여를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16일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시장에서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사들이며 5일 연속 순 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 10일 이후 현물시장에서 7,509억원, 선물시장에서 1만535계약의 주식을 사들였다. 올 들어 지난 두 달 동안 1조9,817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던 것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규모나 연속성으로 볼 때 아직까지 개인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외국인 주도 장세에서 매수 타이밍을 놓쳤던 자금들의 저가매수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시장의 조정과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어 지수가 추가 급락할 경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격 매수하기 보다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위험관리에 치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개인자금, 증시로 U턴하나=개인들은 미국시장의 조정,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458억원의 주식을 저가 매수하며 5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들이 5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외 악재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의 빈자리를 충실히 메우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만 1,42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최근 6일 동안 2,911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주목되는 것은 개인자금의 유입 시점이다. 그 동안 주가지수가 900선에 육박할 때까지 줄기차게 주식을 팔아치우며 증시를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개인들은 미국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10일부터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와 12일 대통령 탄핵안 통과로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 주식을 사들이며 외국인의 차익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한국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의 박정익 지점장은 “지난주 주가가 급락했을 때 주식을 사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을 많이 받아 상당량의 주식을 사들였다”며 “그러나 이번 주 들어서는 미국 등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조정 국면에 들어가자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서서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자금을 넣어놓고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증가세를 보이는 주식형 펀드잔액=개인들의 이 같은 매수세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고객예탁금과 주식형펀드의 수탁액 규모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개인의 주식매수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최근 이틀 연속 하락했지만 이는 주식 매수를 늘린 데 따른 현상으로 최근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15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9조4,634억원으로 2월말보다 4,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현금 배당 등으로 당분간 고객예탁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최근 5일 동안 1,300억원 가량이 늘어났다. 물론 주식형 펀드로의 본격적인 자금 유입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한 투신사 관계자는 “최근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탈 자금을 재 유치하거나 신규 가입 고객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추세 변화로 보기에는`시기상조`=전문가들은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지 않을 경우 당분간 개인자금의 증시 유입이 조금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참여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저가매수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투자분석가는 “과거에도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조정을 받았을 때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되곤 했다”며 “최근 5일 동안의 규모나 연속성만으로 기조 변화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지수 급등락을 이용한 개인들의 `치고 빠지기` 식 단기매매 성향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다시 지수가 오름세를 보일 경우 차익 실현 매물로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도 “개인 매매가 연속성을 가지려면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야 한다”며 “최근 이틀간 실질 고객예탁금이 1,3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이탈이 이어지는 등 개인자금 유출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더구나 최근 MMF 등 단기자금으로 시중자금이 집중되는 등 자금의 보수화 성향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많은 돈들이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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