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연패 감 잡았다.’ 필 미켈슨(미국)이 끈기와 뚝심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5일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의 슈가로프TPC(파72ㆍ7,293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벨사우스클래식(총상금 500만달러) 최종라운드. 1타차 공동2위로 경기에 나선 미켈슨은 3언더파 69타를 쳐 리치 빔(미국) 등 4명과 함께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5명이 벌인 연장 4번째 홀에서 천금의 버디를 잡아내 정상에 올랐다. 악천후로 사흘째에야 겨우 시작되고 3라운드로 축소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미켈슨의 평정심이 돋보인 승리였다. 특히 코앞으로 다가온 마스터스를 앞두고 출전자들의 기권이 잇따랐지만 결국 마스터스 타이틀 방어를 위해 샷 감각을 끌어올리겠다던 당초 목표를 달성해냈다. 가장 먼저 시즌 3승을 기록한 미켈슨은 시즌상금에서도 90만달러를 추가하며 365만달러로 2위 비제이 싱(267만달러)을 멀찌감치 떼어놓았다. 지난 2000년에 이어 ‘3라운드 축소 후 연장전 우승’을 판박이로 재연하며 5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되찾았다. 폭우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은 이번 대회처럼 미켈슨의 우승도 수월하지 않았다. 3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겨우 공동선두 대열에 합류했지만 ‘5인 연장혈투’가 기다리고 있었다. 18번홀에서 열린 첫번째 연장전에서 미켈슨은 그린 옆 벙커를 거치면서도 파세이브에 성공해 살아 남았다. 아준 아트왈(인도)과 브랜트 조브(미국)는 세컨드 샷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로 탈락. 17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 두번째 홀은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과 빔, 미켈슨 등 3명이 모두 파로 비겼고 18번홀 세번째 연장전에선 올라사발이 세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탈락했다. 연장 네번째 17번홀에서 7m 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파에 그친 빔을 따돌린 미켈슨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누렸다. 마스터스에서 2차례나 우승했던 올라사발은 전날 벙커 룰 위반으로 2벌타를 받은 데 이어 이날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과 연장 두번째 홀에서 1.5m 버디 퍼트를 잇달아 놓쳐 우승 기회를 날렸다.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렸던 전날 선두 스콧 매커런(미국)은 더블보기 2개 등으로 4타를 잃어 공동32위까지 미끄럼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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