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업체 35% 자본잠식

이자보상배율은 오히려 높아 재무구조 왜곡고합 등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중인 기업중 35%가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정상기업보다 우수한 왜곡된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재무구조를 조기에 개선키 위해 CRV(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를 통해 기업분할 등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과 CRV(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 설립추진사무국에 따르면 25개 워크아웃 진행 기업중 20개 기업의 2000년 경영실적 가결산 결과를 집계한 결과 7개 기업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64대 계열 대기업의 경우 가결산 결과를 제출한 고합ㆍ신동방ㆍ신원ㆍ동국무역ㆍ신호제지ㆍ벽산건설ㆍ세풍 등 7개중 5개사가 자본잠식에 빠졌다. 또 중견기업 13곳중에서는 2개사의 자본이 하나도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자본잠식에도 불구, 이자보상배율에서는 채권단의 과감한 채무조정에 따라 우수한 실적을 드러냈다. 7개 계열대기업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33, 즉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1.33배에 달했으며, 중견기업도 1.15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정상 대기업들의 상당수가 1미만으로 영업을 통해 이자도 못내는 것과는 판이한 결과다.

워크아웃 기업은 영업이익률에서도 계열대기업이 3.9%, 중견기업이 4.1%로 우수한 실적을 드러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워크아웃 대상기업들이 재무구조가 이처럼 왜곡된 이유로 ▦워크아웃 기업의 경우 회계기준을 강화해 부실자산을 다 털어내도록 한데다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산을 장부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헐값에 매각하면서 매각손이 생겼고 ▦금리감면에 따른 채무면제이익을 면제시점으로부터 5년간 균등상각하도록 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CRV사무국 관계자는 "편입대상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왜곡돼 있지만 워크아웃 대상중 우수기업은 이미 졸업했고, 이들 기업의 정상화 속도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며 "CRV를 통해 기업분할 및 불량사업부분 정리작업을 빠르게 진행해 나갈 경우 왜곡상황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러나 "채권단의 구성이 복잡해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고 워크아웃 대상에 대한 주관은행의 경영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CRV 작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