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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을수록 연주도 깊어지겠죠"
입력2001-08-15 00:00:00
수정
2001.08.15 00:00:00
2년만에 순회독주회 갖는 첼리스트 장한나
"음악은 연주자의 마음을 비추는 듯 해요. 제가 보다 성숙한 인간이 돼야 연주도 깊이를 더할 수 있겠죠"
첼리스트 장한나(18)가 대구, 울산, 청주 등의 순회 독주회에 이어 춘천(17일), 서울(18일), 부산(20일), 수원(21일) 등지에서 고국 팬들과 잇달아 만난다.
지난해 8월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서울 무대에 선 적은 있지만 짧은 소품(차이코프스키의 야상곡)을 연주했을 뿐이어서 본격적인 독주회로는 2년 만이다.
"항상 긴 머리를 하다 보니 꼭 한 번 짧은 머리를 해 보고 싶었어요."
늘 보던 긴 머리 대신 싹둑 자른 커트머리로 나타난 그녀는 연이은 질문에 또박또박 정갈히 답하면서도 씩 웃는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전보다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지만 양 옆으로 굴리는 눈동자엔 이내 장난기 어린 미소도 묻어났다.
11살이던 94년, 장한나는 제5회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과 현대 음악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로스트로포비치가 '이처럼 재능있는 아이를 잘못 키우면 내가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세인의 관심이 늘 어린 그녀에게 있었다.
하지만 신동 소리를 듣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사라진 연주자가 어디 한 둘 이었던가.
"연주하는 시간 외엔 주로 책을 읽어요. 톨스토이의 '예술론'과 니체의 '비극의 탄생'을 최근에 읽고 있지요. 혼을 울리는 연주가 나오려면 제가 성숙해 있어야 하잖아요.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예요"
재충전 기간을 가진 뒤 내년 가을에 진학할 예정인 하버드 대학 입학을 설명하며 장한나가 덧붙인 말이다. 연주활동도 매해 40회 정도로 제한, 철저하게 자신과 대화하고 자신을 개발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란다.
"이번 독주회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곡 위주로 꾸몄습니다. 특히 R. 슈트라우스의 소나타 같은 곡은 작곡가가 19세 때 쓴 것이라 저도 꼭 연주하고 싶었어요"
"연주란 관객과의 긴 대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첼로는. 제 목소리인 셈이지요" 1757년산 자신의 과다니니에 대한 자랑을 잊지 않으며 그녀가 연이어 답한다.
주변의 야단스러움과 상관없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걸어가는 그의 '열 여덟 다움'에 믿음이 가는 순간이었다.
장한나는 공연 뒤 곧 출국, 독일 쾰른에서 쾰른 필하모닉과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을 연주한다. 내년 3월에는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프로코피에프의 첼로협주곡을 4번째 앨범으로 녹음할 계획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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