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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5월을 기다리며
입력1999-05-06 00:00:00
수정
1999.05.06 00:00:00
5월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1년중 가장 화창한 날씨와 싱그러운 신록이 있어그렇기도 하지만 바쁜 일상사에 묻혀 잊고 있었던 부모·스승·형제 등 소중한 사람의 은혜에 보답하고 감사하는 우리네의 따뜻하고 정겨운 시간들이 함께 하고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계절이다.누구라도 5월에 대한 기억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 들이다. 대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에 감사하고 자신을 이 땅에 존재케 해준 모든 이들에게 또한번 감사하는 계절이 5월인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5월의 여유로움 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연 평균 8%대의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우리경제가 외환위기로 인해 IMF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게 됐고 이에따라 우리 이웃의 삶이 실로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사상최고의 실업률·결식아동의 증가·생활고에 따른 가정 파탄 등은 IMF자금 지원 관리체제로 인한 우리의 어두운 일면들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나」라는 단어보다 「우리」라는 단어를 즐겨쓰는 공동체적인 민족이다. 그러나 60년대 산업화 추진으로 고도성장을 거듭해 가는 가운데서 개인이기주의가 어느새 우리삶 속에 낯설지 않게 자리잡고 있다.
오늘 우리가 IMF자금 지원체제를 맞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우리모두 「나」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 「우리」를 돌아보지 못한 결과의 소치가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가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주도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해외신인도가 회복되고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해 발표하고 있어 국내 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아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퍽 다행스럽다.
지난 1년반 동안 정부를 비롯한 기업·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IMF체제를 탈피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IMF자금 지원체제 탈피가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지식 사회라는 본질을 가지고 이미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온 미래에 대한 준비가 병행돼야 한다. 이런 노력은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다. 국민각자의 선진화된 의식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정착되어 가고 있는 평화적인 집회문화, 자발적인 자원봉사활동의 저변확대 등을 통해 과거와는 다른, 선진화되어 가고 있는 시민의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절대다수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세상이 진정으로 행복한 세상이다. 지금이야말로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나는 우리민족의 저력을 믿는다. 우리는 6·25동란의 폐허 더미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저력이 있다. 지금 경제는 지속적인 대외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받으면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어 가고 있어 제2의 기적을 이룩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마 내년 5월은 더 아름다운 계절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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